배추벌레의 최후

                              -정숙자

구멍 숭숭 배춧잎 위
웬 똥이 이리 많나

배춧잎 한 잎 한 잎 들추며
범인과 숨바꼭질한다
똥누고 도망간 놈 어디 있나
요놈
초록 옷 입고 초록 잎에 숨었으면
모를 줄 알았냐?

내가 심었거든?
나도 좀 먹자

손으로 잡아서
발로 쓰윽 밟았다.

-----------------------------------------------------------------

오늘 글쓰기 강좌 세번째 시간. 시에 대해 공부하고, 직접 시를 써보았습니다. 
저에게 시는 초등학교 이후 두번 다시 쓰고 싶지 않고, 시집조차 사기 싫은 존재였습니다.  
오늘 공부에서 배운 건 시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며, 오히려 삶의 순간적인 포착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초등학생 이후 처음으로 쓰는 시라 몹시 쑥쓰러웠지만 아침에 텃밭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쓴 시를 올려봅니다. 
자주 시를 써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