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4일 목


 출근하는 날은 아니지만 다른 일정 때문에 시내도 나왔고, 맡은 일도 있어서 2시쯤에 사무실에 나왔다. 장간사님과 구국장님은 꾸러기 캠프 장소 사전답사 하러 아침 일찍 나갔고, 정간사님과 공처장님이 바쁘게 일하고 계신다.


 내 책상 옆에 메모판을 하나 만들어 붙이고, 서랍도 정리했다.

 메모판, 마음에 든다. 나는 메모광이라서 메모판이 제대로 없으면 일이 잘 안 된다. 그래서 메모판을 만들어 붙이는 순간, 뿌듯하다. 왠지 일이 잘 될 것 같다.


 그런데, 웬 걸... 9월 10일 수요일로 잡혀 있는 폴 콜먼 간담회를 다른 단체 게시판에 올리는 작업을 하기로 했는데, 처음 한 개 올리는 데 한 시간 걸렸다. 워낙에 컴퓨터랑 안 친한데다가, 단체마다 쓰기 양식이 다 달라서 너무 힘이 들었다. 내가 낑낑대고 있는 걸 건너보던 정간사님이 “정옥씨, 내가 도와줄게요.” 하시는 걸 거절했다.

 시간이 좀 걸려서 그렇지 할 수 없는 일도 아닌데 도움을 받는 건 좀 아닌 듯해서...

 근데, 그 순간엔 몰랐는데 나중에 가만 생각해보니, 정간사님이 “도와줄까요?”가 아니라 “도와줄게요.”라고 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또, 정간사님은 아까 자기 일도 너무 많아서 정신없이 일에 매달리고 있었다는 사실도... 고맙다. 마음이 좀 짠해진다. 너무 고마워서. 내가 나중에 고맙다고 하면 또 멋쩍어서 어쩔 줄 모르겠지. 그게 정간사님의 매력이다.


 8시쯤 일을 마치고 집에 가려고 나서는데 숙제 끝낸 아이처럼 기분이 상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