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필경 원장님이 

고전 <월든>에 대한 서평을 쓰셨네요.

 

위기에 처한 것이 자연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일침이 아주 와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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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가치관에 대한 실천적 저항
송필경 /『월든 - 숲 속의 생활』(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2011년 09월 09일 (금) 00:02:50 평화뉴스 pnnews@pn.or.kr
 
우리 사회는 몸에 걸친 명품을 보고, 타는 차의 종류를 보고, 사는 아파트의 크기를 보고 사람을 평가하는 문명국에 살고 있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미국처럼 골프를 대중화하는 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믿고 있다.

“개인이나 사회가 생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진정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은 초과분의 여분을 소비할 때”라고 누군가 말했다. 다시 말해 일한 노력의 대가보다 수입이 더욱 많을 때, 그리하여 철철 넘치는 낭비가 미덕이 되고 소비할수록 행복하다고 대부분 사람들은 생각한다.

고도로 발달한 현재의 자본주의 패러다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미래를 불안한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인류의 장래를 가장 위협하는 것은 환경 재앙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뻥 뚫린 오존층, 얼지 않는 겨울, 되풀이 되는 가뭄과 홍수, 온실 효과로 상승하는 해수면 같은 것은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원인은 여름을 겨울로 만들려고 또 겨울을 여름으로 만들려고 하는 인간의 잡스러운 과소비에 있다. 전 지구 인구의 4%에 밖에 되지 않는 미국인들이 전 세계 석유를 25%이상 먹어치우는 에너지 소비양식을 보면 선진국이라는 그들이 현대 문명을 얼마나 잡스럽게 운영하는 지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과소비를 요구하는 현대 문명의 매카니즘은 도덕의 퇴폐를 가져와 인간을 방탕하게 하고 심지어 발광하게까지 하는 것을 석유 자원 확보를 위해 중동에서 전쟁을 불사하는 부시의 미국에서 그 행태에서 엿볼 수 있다.

인류의 미래에 새로운 대안은 없는가? 분명 있다. 맑은 눈으로 잡스러운 문명을 비판한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Henry David Thoreau:1817~1862)에게서 그 대안을 읽을 수 있다. “…돈이 지나치게 많은 부유층은 단지 편안할 정도의 따뜻함이 아니라 부자연스러울 정도의 뜨거움 속에 살고 있다. …가장 현명한 사람들은 항상 가난한 사람들보다도 더 간소하고 결핍한 생활을 해왔다. 중국, 인도, 페르시아 및 그리스의 옛 철학자들은 외관상으로는 그 누구보다도 가난했으나 내적으로는 그 누구보다도 부유한 사람들이었다.“ 다소 진부한 것 같으면서 신선한 말씀을 한 그는 누구인가?

   
소로우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콩코드에서 출생했다. 소로우가 태어난 콩코드 마을은 미국의 초월주의 사상가 에머슨의 고향이기도 하다. 하버드 대학을 나온 엘리트인 소로우는 고향의 호수인 ‘월든’의 숲 속에서 로빈슨 크루소처럼 고독하게 문명을 등지고 자연 속에서 생활을 하며 쓴 책이『월든』이다. 이 책의 부제는 ‘숲 속의 생활’이다. 제 손으로 통나무집을 짓고 자급자족 농사일을 하면서 사색한 것을 기록한 책이다. 얼핏 보아 전원으로의 도피처럼 여겨지기 쉬운 그의 실험적 삶은 실제 산업사회와 자본주의의 가치관에 대한 한 인간의 위대한 실천적 저항이었다.

이 책은 단순한 전원생활의 기록이 아니다. 이 기록은 소로우가 섭렵한 동서양의 예지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자신의 깊은 통찰이 들어 있는 하나의 훌륭한 문명비판이다.

애숭이 나라인 미국에서 그것도 기껏 30살 젊은이가 보여준 사고의 폭은 실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철도가 갓 부설하고 있던 시기인 이때에 기계문명의 폐해를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야생의 늑대처럼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라고 속삭이는 외침은 인간 예지의 아름다움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인도의 ‘우파니샤드’, ‘바가바다 기타’, 중국의 ‘논어’ 심지어 ‘맹자’의 격언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쓸모없는 노년기에 미심쩍은 자유를 누리기 위하여 인생의 황금시절을 돈 버는 일로 보내는 사람”들을 질타하고 있다.

   
▲ 출처. 조선일보 2011.8.22
소로우의 모범적인 삶은 당시 공자 맹자 말씀만 우주의 전부인양 굳게 믿고 있었던 조선의 고리타분한 유생과 비교하기가 불가능하다.

미국을 일천한 역사와 천박한 문화를 가진 나라라 흔히 비하해야만 속이 시원해지는 사람들은 데이비드 소로우를 바로 안다면 그런 말이 대단히 실례가 되는 무지막지한 발상이라는 것을 쉽게 깨달을 것이다. 소로우 사상을 따라 가면 바로 전에 에머슨이 있었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유럽 지성으로 무장한 엘리트들을 줄줄이 발견할 수 있다.

소로우의 삶이 진정 위대한 것은 조국 미국이 멕시코를 침공하자 그 유명한 『시민의 불복종의 의무에 관하여』라는 책을 통하여 미국의 야만성을 통박한 점이다.

“내 가슴에 다음과 같을 것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다스리지 않는 정부일수록 좋은 정부이다.”이라는 이 책의 첫 구절은 후세 정치학도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소로우의 직계 제자가 바로 간디였다. 간디의 비폭력을 통한 불복종운동의 뿌리는 소로우의 사상이다.

매일같이 향락을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에게 소로우의 “현세를 버려라”라는 종교적인 말씀은 무엇을 뜻하는가?

오직 경제 개발이라는 과소비를 위해 강을 파헤치는 이명박의 4대강 사업을 우리에게 심각한 반성을 촉구하는 한심한 작태로 보느냐, 아니면 선망의 대상으로 부러워 하느냐에 따라 우리 미래가 파국의 경계선상에서 그 방향을 달리 할 것이다.

소비하고 소비하여 마침내 스스로를 탕진하는 인간을 보면, “공수래 공수거”라는 동양적 지혜가 소로우를 통하여 역설적 울림을 갖는다. 150여 년 전에 살다간 소로우의 예지가 시간이 지남에도 전혀 빛을 바라지 않고, 오히려 현대 문명이 진행될수록 빛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자연은 인간 없이도 계속 존재할 것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정녕 위기에 처해있는 것은 인간 자신이지 자연이 아니라는 깨달음이기에… 

   





[책 속의 길] 34
송필경 / 대구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범어연세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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