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일 화요일


 아침, 정간사님이 뭔가를 불쑥 건넨다.

 “아앗, 과자구나.”

 언젠가 한번 사무실 오븐으로 호두와 깨를 넣고 직접 과자를 구워 주셨는데, 그게 어찌나 맛있던지 얼굴 볼 때 마다 ‘과자 먹고 싶당~’ 노래를 불렀다. 집에서는 아들이, 사무실에서는 내가 과자 먹고 싶다고 칭얼거리는 통에 오늘 아침에 큰 맘 먹고 잔뜩 구웠다면서 따끈따끈한 과자를 내민다. 아, 오늘 아침 이 행복은 ‘달콤 고소한 맛’이다.


 사무처 회의를 마치고 바로 연이어서 조직 평가와 전망에 대한 토론을 이어갔다. 단순히 한 해를 평가하고 내년 사업을 준비하는 일이 아니라, 환경운동과, 대구환경운동연합, 그리고 우리 사업과 활동가 개개인의 전망까지 폭넓게 고민하고 안을 마련하기 위해 두 달 전부터 짬짬이 준비해온 토론이었다. 이번 달 내내 4차까지 예정되어 있는 토론이다. 부티 이 토론이 끝날 즈음에는 한층 발전된 전망이 잡히길 기대해본다.


 오후에는 회원의 밤 행사에 초청 가수로 박창근씨를 섭외하기 위해 전화를 했다. 우리 단체의 사정을 생각해서 공연비를 많이 깎아 주셨다. 정말 고마웠다. 그러나 내 입으로 어려움을 얘기하며 비용을 깎아달라고 말해놓고도 한없이 미안하고 씁쓸하다. 


 우리 사회는 예술가들이 가진 무형의 능력을 얕잡아보는 경향이 있다. 시민사회 단체들도 재정의 열악함을 내세워 그들의 재능에 제대로 된 값을 치르는 경우가 잘 없다. 그러나 값을 치르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예술가들의 재능에 대한 예의를 갖추지 않는 것이다. 예술가들이 자신의 재능을 기꺼이 후원하는 데 대해서 깊은 감사와 존경을 보내는 예의, 그 기본이 그립다. 


 박창근씨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그간 우리가 준비하는 행사에 재능을 후원해주신 많은 회원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고마움을 전하련다. 또, 우리 소식지에 돈 한 푼 받지 않고 글을 기고해주시는 회원들과 타 단체 활동가 여러분들께도 마음을 담아서 인사를 드린다.

 “여러분, 진심으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