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일 월요일 

 

 청소하는 날이다. 선풍기를 닦아서 넣었다. 선풍기 하나 넣었을 뿐인데도 사무실이 훤해졌다. 지난 주 청소를 게을리 한 탓에 오늘은 정말 열심히 오전 내내 청소를 했다. 모두들 지난 주에 지은 죄가 있어서인지 군소리 하나 없이 대청소(순전히 장간사님의 자의적 판단!)를 했다.


 점심, 토요일 환경기자단 프로그램을 하고 남은 재료가 있어서 정간사님이 떡볶이를 해주셨다. 수북이 한 솥 담긴 떡볶이를 보는 순간, 모두 입이 쩍 벌어졌다.

 “이렇게 많아요? 이거 어떻게 다 먹어?”

 그러나 늘 그렇듯이 십여 분 뒤, 솥 안에는 야채쪼가리 하나 남지 않은 말간 바닥이 드러나 있다. 어찌나 맛있는지. 정말 요즘 사무실 식구들 살찌는 소리가 마구 들린다. 포도동 포도동.


 오후엔 엄영랑 회원이 왔다. 홈페이지 관리팀에서 함께 활동해보자고 제안했더니, 흔쾌히 하겠다고 한다. 홈페이지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 십분 쯤 얘기하고 나머지 시간은 내내 수다를 떨었다. 생각도 많고, 에너지도 많고, 자유로우면서도 성실한 사람이다.


 환경운동연합 회원이 되니까 혼자서는 실천하기 힘들었던 일을 편안하게 할 수 있어서 좋단다. 회원가입을 하고 난 뒤 만났을 때 그녀가 해 준 이야기다.

 “그 전에는 산에 다닐 때, 휴지를 줍고 싶어도 별스럽다고 생각할까봐 못했거든요. 근데, 어제는 팔공산에 올라갔는데 휴지가 있길래, 마음 속으로 ‘난 환경 운동하는 단체 회원이니까 이 정도야…….’ 하면서 그 휴지를 다 주웠어요. 근데 기분이 너무 좋더라구요. 회원가입하길 잘 했다 싶어요.”

 책을 읽는 즐거움,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 운동(스포츠 말고요.)을 하는 즐거움. 모두가 세상엔 나 혼자가 아니라는 걸 확인하는 즐거움이 아닐까?

 책을 읽다보면 내 생각이 나 혼자만의 철학이 아니었다는 걸 확인하게 되는 즐거움이 있다. 누군가가 이미 나와 같은 길을 걸었고, 내 뒤에도 누군가가 이 길을 걸을 것이라는 확신을 책을 통해 얻는다. 그래서 책을 읽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삶의 방식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내 삶을 위로받고 지지받는 일이다. 그래서 좋은 사람과 좋은 대화를 나누는 것은 더없이 귀한 시간이다.

 운동은 그렇게 통하는 사람들끼리, 통하는 철학들로 서로를 위로하고 지지하며 세상을 바꾸어나가는 일이다.


 영랑씨의 작은 실천이 우리가 함께 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에 기쁘고 행복하다.
 우리가 나와 너가 아니라, 우리로써 존재하는 까닭이 바로 거기에 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