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들어서 새롭게 맡은 프로그램이 한꺼번에 시작되다 보니 정신없이 바쁘다.
 꾸러기환경탐사대, 자원봉사자 모임 담쟁이, 찾아가는 환경교실 등 맡은 일들이 모두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일머리가 더디 깨쳐져 더 바쁘다.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데 웬  소소한 일이 그리도 많은지,
 사무실 메모판에 붙여놓은 해야 할 일들이 좀체 줄어들 생각을 않고 아침 저녁으로 나를 빼꼼 쳐다보며 비웃는다. 시간 남아서 책 끌어안고 뒹굴뒹굴거릴 때가 부럽지 않느냐는 듯, 고소하다는 듯.....


 그래, 일이 참 많다. 목이 결리고, 어깨가 아프고, 책 한 권 읽기가 버거울 만치.
 그러나 힘들지는 않다. 아니, 오랜만에 맞이하는 분주한 일상들이 오히려 반갑다.
 작품과 칼럼 등 머리에서 글을 써내는 일만 하다가 반짝거리는 아이디어를 끄집어내어서 프로그램을 짜고, 참가자들에게 기꺼운 마음으로 편지를 쓰고, 그들의 열정에 흠뻑 젖어서 활동 후기를 올리는 일들이 참말 행복하다.


 그러나 요즘 나를 무엇보다 기쁘게 하는 것은 일을 통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건강하고 충만한 기운이다.


 꾸러기환경탐사대 자원교사들이 사무실을 가득 메운 날은 누가 요즘 젊은이들이 생각 없이 산다고 말했던가, 궁금해졌다. 사회와 삶에 대해서 저토록 진지하고 성실하게 고민하는 그들을 만나고 돌아온 날, 이십 대 때 썼던 내 일기장을 뒤적이며 지금 내 모습을 돌아보기도 했다.


 수요생명밥상에 참가한 자원봉사자가 돌아가면서

 “정말 좋아요. 봉사활동이 아니라 너무도 많은 걸 배워요. 정말 정말 하길 잘 했다 싶어요." 라고 환하게 웃을 때, 그 진솔한 감동이 내게도 고스란히 전해져 가슴이 자르르 울린다.


 오늘은 어린이환경기자단 친구들에게 글쓰기 교육을 했다. 시종일관 웃고 떠들며 낄낄대는 아이들 덕에 혼이 쏙 달아날 지경이었지만, 재미있는 얘기에 고무공처럼 반응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봄꽃 가득한 들판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고,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했던 게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요즘 사람들에게서 감동을 받으면서 감동받는 나 자신에게도 가끔 감동받을 때가 있다. 성향 상, 혼자 있기를 즐기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을 만나는 데 남들보다 수십 배의 에너지를 쓰고, 수십 배 상처받고, 수십 배 절망한다. 그러나 나는 요즘 그것만이 내가 아님을 배웠다. 이런 나이기에 사람에게서 수십 배 감동 받기도 잘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봄이 다가온다.

 봄이 오면 더 많은 일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겠지. 그리고 가끔은 사람들과의 관계에 치여서 허덕이게도 되겠지.
 그러나 그래서 더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