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복지시민연합에서 창립 10주년 기념공연을 했다. 지역에서 복지운동의 한 길을 걸어온 시민단체가 10년을 맞이하는 자리라서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초청가수로 안치환이 초대된다는 얘기에 솔깃하기도 했다.


 살짝 고백하자면, 그의 노래를 좋아한다. 아니, 내 주변에 그의 노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그를 좋아한다는 게 특별한 고백은 되지 못하겠다. 마지막으로 그의 공연을 본 게 7~8년 쯤 되었으니, 그 동안 내가 좋아하는 예술가가 어떻게 자기 예술 세계를 발전시켜 왔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


 그런데... 공연을 다 보고 나서 나는 내 청춘을 함께 했던 예술가 한 사람을 잃은 느낌에 가슴이 허전해졌다.

 공연은 화려하고, 무대 매너도 깔끔하고, 노래도 여전히 울림이 컸다. 하지만 그의 공연은 세련미가 가미된 만큼 예전에 그가 보여주던 열정과 풋풋함이 사라졌다. 나이를 먹는 일이 다 그런 것 아니겠냐고, 나는 나이 먹어가면서 그 예술가에게는 머무르라고 강요하는 건 어불성설이 아니냐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가슴이 아린다.


 나는 나이 먹어갈수록 자유로워지는 영혼들을 사랑한다. 그래서 예술하는 이들을 사랑하는지도 모르겠다. 나이를 탓하며 자신의 게으른 사유를 합리화하는 삶은 예술가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예술이란 세월이 가면 갈수록 더 넓어지고, 더 깊어져서, 더 자유로워지는, 그래서 더 큰 울림을 주는 세계라고 생각한다.


 오랜 만에 만난 단 한 번의 노래로 그를 폄훼하고 싶진 않다. 여전히 그는 멋진 가수고 멋진 예술가다. 그러나 그에게서 받았던 그 서걱거림을 반면교사 삼아 내 삶을 돌아보련다. 나도 여전히 자유로운 영혼을 갈구하며 창작활동을 하고 있고, 여전히 명랑쾌활한 진보주의자로 살아가고 싶어 한다. 그리고 나도 여전히 나이 먹으며 살고 있다.


 혹여 오랜만에 나를 만난 사람이 내게서 예술하는 이에게 어울리지 않는 무거운 영혼과 무딘 사유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가 얼마나 슬퍼할 것인가?
 나를 아는 이들을 슬프게 해서는 안 되겠다.

 나의 자유를 부지런히 사랑하자. 그래서 세상의 진리를 절로 일으키는 삶을 살자. 

오늘 하루, 내일 하루... 평생토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