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지테리안, 세상을 들다


 
지금이야 좋은 말로 채식주의, 웰빙식단, 베지테리안 따위의 표현이 있지, 예전에 육식을 전혀 하지 못하는 나는 그야말로 편식하는 아이였다.

 편식하면 안 된다는 숱한 충고와, 영양소가 결핍된다는 윽박과, 병 걸려서 일찍 죽는다는 협박까지 별의별 소리를 들으면서도 평생 단 한 번도 육식을 입에 대지 않고 살 수 있었던 단 한 가지 까닭은 육식이 내겐 '먹기 싫은 것'이 아니라 '먹을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물컵을 씹어 먹을 수 없는 것처럼, 아무리 굶어죽기 직전이라도 젓가락을 부셔먹을 수 없는 것처럼 먹을 것이 아닌 것을 먹으라고 하니 참으로 난감한 노릇이었다.

 종교적 까닭도, 특별한 트라우마도, 가족력 따위가 있는 것도 아닌데 나는 고기를 먹을 것이라고 인지해 본 적이 없다. (얼마 전에 만난 채식요리 강사님은 내게 전생에 수도자가 아니었나라는 말씀까지 하시더라만...)

 서른일곱 해를 가장 일상적인 먹는 일에서부터 소수자의 입장으로 살다보니 정말 다수의 횡포란 게 무엇인지, 소수자로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감사하다.

 소수자의 인권에 누구보다 깊이 공감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생명이란 무엇인가 늘 고민하게 되었으므로. 

 자연을 조금이라도 덜 소비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아무도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베지테리안이 되진 않는다. 사실, 그렇게 되고 싶다고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그 누구도 다른 이에게 자신의 베지테리아니즘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것은 철저하게 선택하는 자의 몫이다. 

 그리고, 단순히 무엇을 먹느냐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선택하기지 숱한 사유의 과정, 깨달음의 과정이 더욱 중요하므로.

 베지테리안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이해를 도와주는 책이다. 다양한 시선과 담론들을 두루두루 맛볼 수 있으니 가볍게 일독해 보심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