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밥상 회원들은 다들 너무 유순하고 겸손한 분들이라 그런지, 강하게 주장하는 이가 없으면 배가 산으로 가려고 하는 일이 많지요.

이번 7월 모임, 오이소박이 만들때도 그랬답니다.

풀을 쑤어 거기에다 양념을 버무려야 하는 거 아닌가, 오이소박이는 풀 안 쑨다, 새우젓을 다져야한다, 그냥 넣어도 된다, 짜다, 소는 좀 짜야한다...

처음 참가하신 윤미숙 회원은 "두서도 없고... 체계도 없고..."하며 솔직한 소감을 말씀해주시네요. 사람들이 순수하고 꾸밈없고 넉넉한 마음씨들이 아니었으면 왕언니 신입회원에게 혼쭐날 뻔 했습니다.

이번 달엔 저도 그 계획없음에 한 몫 했네요. 미리 생협에 장보기를 해 놔야하는데, 정신없이 지내다가 장보는 날을 놓쳐버렸습니다. 원래 표고버섯 냉면을 해 먹기로 했으나,  근처 매장에도 냉면면만 구하기는 어렵고 해서 급히 메뉴를 변경해 통밀국수를 하기로 했습니다.

 

연락않고 올 분을 생각해서 넉넉하게 산 것을 최영숙 회장이 솥에다 15인분을 한꺼번에 다 삶아서 퉁퉁 불어 뚝뚝 끊어지는 통밀국수가 한 소쿠리,  비를 핑게로 박은주 회원이 사 오신 막걸리 5병에, 옥상텃밭에서 베어 온 부추로 전을 굽고, 탐스럽게 열린 애호박 한덩이 따서 전을 부쳐 부엌을 들락날락하며 '전은 역시 뜨거울 때 먹어야 제 맛'이라는 회원들...

오이소박이는 뒷전이고 먹고 마시고 수다 떠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네요. 입으로는 학교에서 돌아올 아이들 걱정하면서 엉덩이 영 안 떨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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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렇게 맛있는 오이소박이는 탄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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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텃밭의 부추를 베어와 여럿이 같이 손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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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손이 무섭네요. 물을 자주 안 줘서 엉망이던 부추가 깨끗이 다듬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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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텃밭에 열린 애호박도 전으로 부쳐져 막걸리 안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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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로 올려지기 전에 뜨거울 때 한 입~~, 엇 뜨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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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새 차려진 푸짐한 한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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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핑게삼아 막걸리 한 잔,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