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으로 길게 뻗은
메타세콰이어 행렬을 지나 밝은 초록빛 환한 초여름 숲으로 아이들이 줄지어 갑니다.


제방에 올라서자
햇살가득 담아내던 뽕나무
까막까막 까맣게 익어가는 오디를 매달고 걸어오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조각 낸 오디를 아이들 입안으로
쏘옥~넣어줬더니
고개 돌리던 아이들도 달콤하다며 자주빛 미소를 날립니다.

와아~
6월의 달성습지는
다양한 생태가 여름날의 향연을 펼칩니다.
풀잎의 풋풋함, 물억새의 춤, 융융한 왕버들, 천막 같은 집을 짓고 무리지어 사는 천막벌레나방, 살금살금 채집통을 들고 숨죽이며 다가가는 아이들, 개미전쟁의 잔해에 신기해하며 우르르 몰려드는 아이들, 귀신같이도 곤충을 잘 찾아내는 곤충사냥꾼으로 불러도 좋을 아이, 곤충이 무섭다는 몇몇 아이들.
곤충 설명을 할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채집통을 요리조리 돌려보며 눈빛이 반짝반짝 해지네요.


중국단풍나무가 거느리는
넓고 짙은 그늘 속으로 상쾌한 바람이 실립니다.
또 다른 감각의 세계가 열립니다
들꽃으로 작은 꽃다발을 만드는 아이,
잎사귀를 돌돌말아 식물의 향기에 집중하는 아이,
작은 동물에게 선물할 집을 열심히 짓는 아이,나무를 타고
꼭대기에 오르고 싶은 아이,
잡초(약초)를 캐서 마법의 약을 만들겠다는 아이,
끊임없이 단풍나무 숲에서는 아이들의 수런거림이 들려옵니다.
아마도, 단풍나무 숲이 거기 있는 한 오랫동안 아이들의 수런거림이 남아있을 테지요.

처음 아이들과 만났던 건
화원동산 곳곳에 매화나무가 꽃을 활짝 피우던 봄날이었지요
지금,
동산에는 대표식물 모감주나무가 노란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온통 노란 꽃으로 나무를 덮어버린 날!
자연학교 아이들의 손을 잡고
"바람이 불면 .... 말이지 황금비가 내리는 나무야"라고
들려주지 못해 아쉽네요.


9월은
8월이 지나면 올테지요.
애들아!
그때까지 잘 지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