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기 꾸러기환경탐사대 첫 활동 했어요!


 3월 28일 토요일, 대구 수목원에서 꾸러기환경탐사대 첫 활동이 있었습니다.

 우리 꾸러기 친구들이 놀러 나온 날인 줄 하늘이 알았나 봐요. 날씨가 정말 좋았죠? 바람이 아직 쌀쌀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봄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는 화창한 날씨였어요.


 부모님들의 손을 잡고 온 친구들의 얼굴들이 모두 기대로 가득 차 있었어요. 우리 친구들, 아침부터 무척이나 설렜지요? 선생님들도 처음 만나는 친구들이 누굴까, 조금씩 들떴답니다. 서로의 표정에서 다 드러났지요?


 10시 10분쯤에 모두 모여서 수목원 잔디밭으로 걸어갔어요. 벌써부터 한 모둠이 된 친구들은 모둠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하느라고 바쁘네요.

 잔디밭에 모둠별로 자리를 깔고 모여앉아서 입학식을 했어요.

 “꾸러기환경탐사대는 무얼 하기 위해 모인 걸까요?”

 선생님의 물음에 아이들의 대답이 여기저기서 나옵니다.

 “잘 놀려구요!”

 “환경에 대해서 배우려고요.”

 “자연을 관찰하려고요.”

 “몰라요, 엄마가 보내서 왔어요!”


 * 입학식 때 인사를 하고 있는 모둠 선생님들.


 아이들 대답이 참 아이들답죠? 선생님은 모두 정답이라고 했습니다. 

 “맞아요. 잘 놀고, 잘 배우는 게 꾸러기들이 할 일이에요. 우리 일 년 동안 열심히, 신나게 잘 놀아봐요!”

 “네!”


 아이들과 꾸러기환경탐사대만의 약속을 했어요.

 과자나 음료수 사 먹지 않기, 만화책이나 게임기는 들고 오지 않기, 일회용 물건은 쓰지 않기 등 환경을 위해서 우리가 지켜야 할 일들을 얘기했어요. 특히 우리가 휴지를 쓰는 대신 손수건을 쓰면 나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나무를 살릴 수 있는지 얘기했더니, 아이들의 눈이 초롱초롱해졌어요.

 “나는 손수건 들고 왔어요!”

 자랑하는 친구도 있었어요. 오늘은 휴지를 들고 왔지만 다음부터는 손수건을 들고 와야겠다고 하는 친구들도 많았지요.


 입학식을 마치고, 박스 종이로 재활용이름표를 만들었습니다. 모두들 알록달록하게 꾸미고 붙여서 정말 예쁘게 만들었어요. 아이들은 모두가 화가고 시인이라는 말이 실감이 났어요.

 만든 이름표를 목에 걸고 뿌듯해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봄꽃, 봄 햇살과 너무 잘 어울립니다.

 * 박스 종이로 재활용이름표를 만들었어요.

  11시 반부터 점심을 먹었어요. 모둠별로 재잘거리면서 먹는 점심은 어찌나 맛있었는지……. 모두들 엄마가 정성들여서 싸준 점심밥을 친구들과 나누어 먹었습니다.
 우리 친구들이 점심을 먹고 난 자리에는 아이들이 소풍 나오면 먹고 난 자리에 굴러다니는 과자봉지나 음료수 병을 하나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뿌듯했어요.
 부탁드린 대로 정성껏 도시락을 싸주고, 인스턴트 간식 대신 떡이나 과일을 싸 보내주신 부모님들께도 정말 고마웠습니다.


 점심을 다 먹고 난 친구들을 자유롭게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얼음 쨍’, ‘손수건 돌리기’를 하면서 신나게 놀았습니다. 함께 하는 선생님들이 지쳐서 주저앉을 때까지 깔깔거리면서 놀았어요.

 선생님들, 평소에 체력관리 좀 하셔야겠어요.^^

 * 점심시간을 이용해 손수건 돌리기 한 판.
 
 12시 반부터 모둠별로 수목원을 돌면서 구경도 하고 미션도 수행했어요.

 오늘의 미션은 세 가지였답니다.

 첫째, 화살나무를 찾아서 자세히 관찰해보고, 왜 화살나무라고 이름 지었을까 생각해봐요.

 둘째, 자작나무를 찾아서 자세히 보고, 그 모양에 어울리는 새 이름을 지어줄까요?

 셋째, 수목원에서 만난 나무나 꽃들 중에 가장 신기하고 이상하고, 재미있게 생긴 녀석을 찾아 봐요.


 아이들은 수목원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구경도 하고, 미션도 수행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후가 되면서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네요. 꾸러기 녀석들은 덥다고 투덜대기도 하고, 다리 아프다고 징징거리기도 하면서도 열심히 잘 놀고, 잘 관찰하면서 수목원을 돌았습니다.

 * 미션수행을 위해 열심히 자작나무를 살펴보고 있어요.

  3시에 잔디밭으로 다시 모여서 간식을 먹었습니다.
 간식은 빵이나 과자보다는 몸에 좋은 떡을 준비했어요. 대구환경운동연합 회원이신 최정복님이 하시는 떡집에서 우리 친구들을 위해서 맛있는 떡을 아침 일찍 만들어서 보내주셨어요. 우리 친구들 입맛에 안 맞으면 어떡하나 싶었는데, 웬 걸, 어찌나 잘 먹던지. 모두들 열심히 움직인 탓도 있지만 정성이 가득 들어간  떡이어서 더 맛있었나봐요. 


 간식을 먹고 미션 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기발한 이야기들이 아이들에게서 쏟아졌습니다.

 자작나무의 새로운 이름을 지어보자는 미션을 발표할 때, 정말 놀랐습니다. 어른들은 자작나무를 보면 다른 나무들과는 달리 하얀 수피를 가진 것에만 신경을 쓰는데 아이들은 더 넓고 자유로운 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군데군데 옹이가 눈 같아서, 눈깔나무. 하얀 수피가 가로로 무늬가 나 있어서 마치 나무가 붕대를 감고 있는 것 같다고, 붕대나무. 할머니 머리카락처럼 은색으로 빛나서 할미나무. 가지 사이로 달린 새 잎들이 비가 내리는 모양으로 붙어있어서 비나무…….

 그 얘기를 듣고 있노라니, 늘 보던 자작나무가 얼마나 신비롭게 다가오던지요. 역시 아이들이 어른들의 스승이지요.


 발표를 마치고 하루 활동을 정리했습니다. 하루 종일 같이 뛰어놀았더니, 그새 정이 들었네요.

 다음 달이 되어야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선생님도 아이들도 너무 아쉬웠어요.


 꾸러기 친구들, 잘 놀아줘서 참 고마워요. 덕분에 정말 신나는 하루였어요.

 다음에 앞산에서 만날 때는 더 재미있고, 즐거운 활동들이 여러분을 기다릴 거예요.

 한 달 동안 잘 지내고 4월에 만나요!

   

 * 꾸러기 게시판 사진첩에 더 많은 사진이 있습니다.

* 대구환경연합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9-03-30 1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