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제법 내리는 날,

버스를 타고 꾸러기 친구들은 고령에 있는 개실마을로 갔습니다.

오전에 고구마를 캐고, 오후에는 인절미를 만들기로 했는데 내린 비로 땅이 질어서 오전에 떡을 먼저 만들었습니다.

 

개실마을 선생니이 미리 준비해 두신 찹쌀밥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어요.

넓은 떡판에 찹쌀밥을 쏟아붓고 방망이로 계속 쳐 찰기가 나도록 해야해요.

떡 치는 방망이의 이름이 '곰배'라네요. 처음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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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선생님들이 밥을 쳐서 어느 정도 다진 후 꾸러기 친구들도 돌아가며 곰배로 찰밥을 쳤습니다.

 

쫀득쫀득 다져지고 밥알이 뭉개지면 떡을 잘라 노란 콩고물에 묻힙니다.

고소한 콩고물 냄새가 코를 자극해 떡을 만들자 마자 입으로 쏙 넣어 오물오물 씹습니다.

점심 먹어야하는데 떡 먹기를 멈출 수 없습니다. 역시 따뜻할 때 먹어야 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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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배꼽마당에 지어진 쉼터에서 모둠별로 모여 점심을 먹은 후 우산을 쓰거나 비옷을 입고 동네 산책을 나섰습니다.

'동네와 뒷산을 한 바퀴 돌아보고 보거나 생각한 것 중 개실마을의 보물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 하기' 오늘의 미션입니다.

마을 앞 개울에는 대나무를 엮어 만든 뗏목이 있는데 비가 오니 아이들에게 타보라 해야할 지, 타지 말라 해야할 지 망설이는 사이 아이들은 벌써 땟목 위에 올라 타 옷 젖는 줄 모르고 노를 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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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빨간 감을 데롱데롱 매단 감나무, 손 대면 톡 터지는 봉숭아, 아이들이 주는 짚을 먹으려고 창 너머 고개를 쏙 내미는 소가 신기한지 그 자리를 떠날 줄 모르는 아이들. 시골의 가을 풍경은 참 정경습니다.

홍시를 탐내며 고개를 쳐들고 보고 있으니 주인 할머니가 따먹을 수 있으면 따먹으라 하십니다.

구부러진 우산 손잡이까지 동원해서 가지 끝을 잡고 홍시를 따서 아이들에게 하나씩 주었는데 단물이 줄줄 흐르는 홍시맛에 아이들이 "또요, 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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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쉼터에 모여 아이들이 발견한 보물이 뭔지 모둠별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들', '달콤한 홍시', '아름다운 자연'... 그 짧은 시간에 꽁트를 준비한 모둠도 있네요. 덕분에 보는 아이들도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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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오후까지 제법 많이 내린 비 때문에 고구마 캐기는 못하게 되었어요.

대신 쉼터에서 OX환경퀴즈 대회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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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맞추어가다가 오답에만 친구들이 몰려 전멸하기도 하고, 패자부활전에서 겨우 올라왔는데 아쉽게 오답에 줄 서 탈락한 친구들은 한번만 더하자고 조르기도 했습니다.

활동이 거의 다 끝나갈 때쯤에야 비가 그칩니다.

아이들은 비로 실컷 놀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워  그네 타기와 놀이에 온 몸을 불태웁니다.

마지막으로 오전에 만들어먹고 남은 인절미를 먹고 버스로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