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러기들 4월 활동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며칠 전부터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가슴을 졸이며 시작한 활동이었습니다. 급하게 실내 활동을 할 장소를 구하고, 프로그램을 수정해서 준비하고,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선생님들과 부모님들께 연락을 하고……. 정말 한 주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도 그 정신없는 시간들조차도 우리 꾸러기 친구들이 신나게 노는 모습 하나로 다 즐거운 추억이 됩니다.


 4월 25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창을 열었더니, 다행히도 비가 그쳤네요. 정말 날아갈 듯한 기분이었어요. (농부님들을 생각하면 비가 좀 더 내려야 되는데, 죄송해요^^;)

 날씨 걱정을 던 홀가분한 마음으로 공간앞산달빛에 도착해서 우리 친구들을 기다렸어요.

 9시 40분부터 친구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해서 10시 즈음엔 모두 모였습니다.


 모여서 인사를 나누고 모둠별로 나무 목걸이를 만들었어요.

 목걸이의 뒷면엔 예쁜 그림을 그리고, 앞면엔 목공풀로 나무를 붙여서 곤충들을 만들었어요. 무당벌레, 잠자리, 사슴벌레, 나비……. 꼬물꼬물 손들을 움직이다 보니, 어느새 알록달록 예쁜 곤충들이 한 마리 두 마리 태어났답니다. 자기가 만든 목걸이를 목에 걸고 웃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엔 모두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이 한 가득입니다. 


 목걸이를 다 만들고 나서 환경퀴즈 대회를 열었습니다.

 모둠 친구들과 머리 맞대고 환경에 대한 문제를 풀면서 알게 된 게 참 많습니다. 에어컨 한 대로 돌리는 전력으로 선풍기 서른 대를 돌릴 수 있단 사실도 알게 되었고요, 된장찌개 한 컵을 정화시키려면 5,000컵의 물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지요.

 스무 문제를 모두 푼 결과, 6모둠이 한 문제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우승을 했답니다. 6모둠 친구들은 예쁜 하늘색 돼지저금통을 상품으로 받았습니다.



 
 퀴즈대회를 마치고 나니 벌써 점심시간이 되었어요.

 맛있는 도시락을 나누어 먹고, 자투리 시간은 바로 앞에 있는 공원에 가서 뛰어 놀았습니다. 꾸러기 친구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딱 두 가지밖에 없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뛰어 놀 시간과, 함께 놀 친구들. 3월에 딱 한 번 본 사인데도 아이들은 부쩍 많이 친해져서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습니다.

 한 시부터는 근처에 있는 숲으로 가서 자연물 빙고 놀이를 했습니다. 숲 속에 있는 것들을 보고, 만지면서 열여섯 가지 빙고 칸을 채워나갑니다. 하얀 것, 빨간 것, 말랑말랑한 것, 까칠까칠한 것, 삐죽삐죽한 것 등 칸을 채워나가는 아이들을 따라가 보니, 세상에, 정말 별 게 다 있네요. 내 눈엔 전혀 띌 것 같지 않은 그림들이 칸 속에서 배시시 웃고 있습니다. 하얀 것이라며 그려놓은 그림에는 구름도 있고, 흰개미도 있고, 나뭇잎의 뒷면도 있었습니다. 둥근 것을 찾으라는 말에는 아카시아 잎도 그려놓고, 돌멩이도 그려놓고, 나무의 동그란 옹이도 그려놓았네요.



 파란 색을 못 찾았다면서 투덜거리는 꾸러기, 살짝 가르쳐 달라면서 물어보는 꾸러기, 찾는 데는 별 관심 없고 친구들과 장난치고 노느라 신난 꾸러기……. 조용하던 숲 속이 우리 꾸러기들로 시끌시끌한 오후였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꾸러기들 덕에 비온 뒤 말갛게 씻은 숲도 즐거운 하루였을 테지요.



 숲 속 놀이를 마치고 다시 앞산달빛으로 돌아와 그려온 그림판으로 빙고 놀이를 했습니다. 빙고 놀이에서 가장 먼저 ‘빙고’를 외친 친구에게도 돼지저금통이 한 마리씩 돌아갔지요.




 신나게 놀다보니 벌써 헤어질 시간입니다.

 친구들이 부모님들과 돌아간 뒤, 선생님들과 함께 시내 밥집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오늘 활동에 대한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모두 지난 달 보다 친해져서 분위기가 더 좋았다고 하네요. 날씨도 너무 덥지 않고 뛰어놀기에 좋았다고 고마워합니다.


 꾸러기 친구들, 이번 달도 모두 즐겁게 잘 놀아주어서 참 고마워요. 다음 달은 함양 상림에 가서 신나게 놀아요. 모두 그때까지 잘 지내요.^^


*'사진첩' 에 더 많은 사진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