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일 낙동강 모니터링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는 낙동강 상류에서 하류로 내려오면서 낙동강을 관찰했습니다.

 

맨처음 간 곳은 삼강 합수부입니다. 이곳은 내성천과 금천, 낙동강이 만나 비로소 낙동강이란 큰 물줄기가 되는 곳으로 낙동강에서 이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이른바 삼강 전망대란 곳에서 바라보면 아름다운 낙동강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넓은 모래톱 위를 유유히 강물이 흘러가는, 살아있는 낙동강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입니다.

 

이곳은 아름답기로 이름난 회룡포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경관에 못지 않은 경관미를 보여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특히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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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강 전망대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모습

DSC_0179.JPG 국토부가 새로 만든 달봉교란 교량. 교량 너머로 삼강주막과 삼강문화단지가 보인다 

 

그러나 이런 곳도 가만히 놔두지 않습니다. 국토부에서는 이렇게 경관이 좋은 곳에 달봉교란 교량을 새로 건설했고, 예천군은 이전에 논밭이던 곳에 삼강문화단지란 것을 조성해 삼강주막과 함께 이 일대를 대규모 관광지로 만들어놓았습니다.

 

이런 곳은 경관지구로 삼아서 이전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해놓고 이른바 생태관광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해가는 것이 더 나을 것인데 하여튼 아름다운 곳은 그대로 놔두지 못하는가 봅니다.

 

그러나 낙동강을 따라 내려가면서 만나게 되는 상주보 일대는 더 심한 개발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보로 막힌 강의 모습은 삼강에서 바라보는 낙동강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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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섬이란 넓은 모래톱을 메워 만든 경천섬공원



모래톱 하나 없고 흐름이 없는 인공의 호수가 된 낙동강 그리고 그런 강을 이용하는 각종 레저 활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전에 넓은 모래톱이던 곳을 메워 만든 인공섬인 경천섬을 중심으로 상주시는 이 일대를 관광지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낙강교란 현수교 교량도 새로 만들어놓았고 탐방로에 민박촌에 오토캠핑장까지 들어서서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어린이날인 이날 특히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모터보트와 유람선을 타면서 뱃놀이까지 즐기고 있었습니다.


DSC_0253.JPG 상주시가 새로 만든 낙강교 

DSC_0260.JPG 상주시가 만든 민박촌

DSC_0261.JPG 상주시는 산 바로 아래로 수상 탐방로를 만들어놓았다 

DSC_0266.JPG 상주시가 업체 위탁을 주어 운영하는 유람선 


강이 다양한 생명들의 공존의 공간이 아니라 인간들의 한낱 유희의 공간으로 전락해가는 모습을 보는 듯해 씁쓸함이 더했습니다.

 

그러나 그 모습은 위험천만한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뉴스타파 녹색강의 습격편에 따르면 이른바 녹조 에어로졸로 녹조의 독이 비산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것은 코 점막을 통해 바로 혈액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대단히 위험하다고 하지요.


DSC_0218.JPG여름철 '녹조 에어로졸'이 뿜어져 나올 수밖에 없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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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곧 다가올 여름이 오면 녹조가 번성할 것이고 그럴 때 강에서 물놀이하는 이들은 특히 위험합니다. 뿐만 아니라 강주변을 걷는 이들까지 녹조 독의 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으로 대단히 위험한 현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는 녹조 에어로졸로 인한 위험성에 대해 시급히 조사해서 시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저 위험천만한 광란의 질주가 멈춰질 것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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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물떼새 알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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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물떼새 둥지가 자동차 바퀴를 용케 피해 살아남았다   


한편 이날 일정의 마지막으로 감천 합수부를 다시 찾았습니다. 지난 4월에 산란해놓은 흰목물떼새 알이 부화를 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한 곳의 둥지는 부화를 해서 어린 '희목이'들이 이미 둥지를 떠났고 다른 한 곳의 알 둥지만 남아있었습니다. 대신 꼬마물떼새들이 산란을 막 시작했는지 여러 곳의 알 둥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넓은 모래톱을 무지한 인간들이 사륜구동차를 몰고 질주를 하면서 이들 둥지를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모래톱에도 생명이 산다는 것을 모르는 무 개념의 인간들의 이 같은 행태를 보면서 같은 인간으로서 절로 고개가 수겨집니다. 


부디 이 땅의 생태 교육이 제대로 되어서 이와 같은 모래톱에서의 광란의 질주 같은 장면을 두번 다시 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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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톱에서의 광란의 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