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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7일 대구와 영남의 시민들이 '낙동강시민조사단'의 이름으로 낙동강 탐방에 나섰습니다. 영남의 젖줄이자,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이기도 한 낙동강이, 건강해야 할 낙동강이 사실은 제 모습을 잃고 많이 '아프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낙동강에 의지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영남인들도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6월에 터진 과불화화합물 사태는 우리 식수원 낙동강이 얼마나 위험한 구조에 놓여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낙동강에 무분별하게 들어선 수십 곳의 국가산단과 지방산단이 그 원인이었지요. 식수원 바로 옆에 산업단지를 들이는 것 자체가 문제지만, 들였으면 제대로 관리라도 했어야 하는데, "기업하기 좋은 도시"란 슬로건에서 보듯 기업들 눈치 보느라 산단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잊힐 만하면 터지는 수질오염 사고는 이로 인해 반복되는 '인재'인 것이지요.

또한 '녹조라떼'란 말의 유행이 그대로 보여주듯 심각한 녹조 현상은 낙동강 수질문제의 대명사가 된 지 오래입니다. 4대강사업 이후 
지난 7년 동안 해마다 되풀이되는 이 심각한 문제는 댐과 같은 보로 인한 발생한 문제로, 4대강 보가 존재하는 한 해결되지 않은 문제입니다. 8개의 거대한 호수가 된 낙동강의 아픈 현실이 고스란히 담긴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보의 수문을 완전 개방하고 더 나아가 보를 해체해, 모래톱과 습지가 되살아나고 낙동강이 비로소 낙동강다워질 때 비로소 심각한 녹조라떼 현상은 해결될 것입니다.


이른바 4대강 재연화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4대강재자연화와 더불어 또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이 낙동강 최상류에 들어서서 낙동강을 각종 중금속과 독극물과도 같은 화학약품으로 오염시키고 있는 영풍석포제련소 문제입니다. 


무려 48년 동안 낙동강 최상류를 마치 점령하듯 들어서서 낙동강 주변 산하를 초토화시켜버렸고, 그로 인해 낙동강 상류에는 심각한 환경파괴와 수질오염 문제가 발생했고, 지금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영풍제련소 문제는 1300만 식수원 낙동강을 생각할 때, 결코 들어올 수 없는 거대한 공해공장이 낙동강 상류에 들어온 것이고, 이것이 아직까지 남아 낙동강과 그 주변 산하를 초토화시키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낙동강시민조사단은 이러한 낙동의 현실을 진단하고, 심각한 위험에 처한 낙동강을 되살리기 위해 과연 영남의 시민인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확인하고 그 길을 찾아보고자 탐방에 나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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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첫 일정은 화원유원지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화원유원지 화원동산에 올라 낙동강과 금호강 그리고 진천천이라는 세 물길이 만나는 달성습지의 아름다움 모습을 조망하고 또 보로 인해 강이 막혀 흐르지 않고 썩어가고 있는 아픈 현실도 목격했습니다. 


강바닥에서는 메탄가스가 부글부글 올라오는 심각한 현장과 인근 성서공단의 오폐수가 낙동강으로 그대로 유입되고 있는 끔찍한 현장도 목격했습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보를 세우고 강을 막았기에 강이 썩어가는 것이고, 녹조라떼 현상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란 것을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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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동산에서 바라본 낙동강을 뒤로 하고 시민조사단은 상류로 향했습니다. 낙동강 최대의 댐인 안동댐 전망대에서 안동댐을 바라보면서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 이태규 회장으로부터 안동댐이 처한 작금의 심각한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태규 회장은 안동댐과 낙동강 상류는 지금 각종 중금속으로 심각히 오염돼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로 인해 매년 물고기가 떼죽음하고 그 물고기를 잡아먹고 사는 왜가리와 백로들마저 떼죽음하는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 원인이 바로 낙동강 최상류에 자리잡고 있는 영풍석포제련소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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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제련소에서 나오는 비소, 카드뮴, 납, 아연, 수은 등등의 각종 중금속과 독극물로 낙동강 상류가 심각각히 병들었고, 그 영향을 그 70킬로미터 아래에 있는 안동댐에 고스란히 축적되고 있다는 기막힌 현실을 토로합니다. 안동댐에 갇힌 물은 그대로 하류로 방출되고 그 물을 구미, 대구, 창원, 부산의 시민들이 먹고 마시고 있다는 끔찍한 현실을 확인한 시간입니다. 


안동댐을 떠난 시민조사단은 낙동강 협곡을 따라 올라갑니다. 낙동강 발원지 황지연못에서 불과 20킬로미터 하류에 위치한 영풍제련소의 끔찍한 현장을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 


봉화 석포면 석포리에 위치한 영풍제련소로 향하는 길에서 바라본 낙동강은 협곡 그 자체였습니다. 산과 산 사이를 요리저리 흘러가는 낙동강은, 바로 대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청량산 바로 아래 협곡이라든가, 명호면 범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모습은 비경 그 자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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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상류 20킬로비터 지점에 낙동강 최악의 공해공장 영풍제련소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낙동강 최상류 협곡에 어떻게 그렇게 거대한 공장이 자리잡을 수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심각한 공해공장이 어떻게 무려 48년간이나 가동돼 올 수 있었는지 도무지 믿기지 않는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영풍제련소 현장의 심각한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하려던 낙동강시민조사단의 바람은 영풍제련소 공장 앞으로 들어가는 길목을 막아선 제련소 노동자와 그 가족 등으로 구성된 석포면 주민들에 의해서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관련 기사 - 갑은 빠지고 '을들의 전쟁터' 된 봉화 영풍제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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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생존권 위협하는 환경단체 물러가라!, 더이상 못 간다. 올라가라, 돌아가라!" 외치며 도로 자체를 점거하면서 일행을 태운 버스를 막아섰습니다. 나아가려는 사람들과 막으려는 사람들의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후에 시민조사단은 차량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민조사단은 낙동강이 비로소 낙동강다워지는 육송정 삼거리에 모여 '영풍제련소 공대위' 신기선 대표로부터 영풍제련소가 얼마나 끔찍한 공해공장이고, 이로 인해 낙동강이 얼마나 심각한 위험에 직면해 있는지를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영풍제련소 그 현장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가본 것 이상으로 이곳의 문제가 만만치 않고 심각하다는 것을 모두가 느끼고 돌아온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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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영남의 젖줄이자, 1300만 식수원인 낙동강이 놓인 현실입니다. 낙동강시민조사단은 그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고 돌아온 것입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숙제는 이 당면한 시급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그리고 그 해결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영남인들의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지난 9월 17일에 1차 탐방에 이어, 10월 9일(화) 2차 낙동강 탐방이 계획돼 있습니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보다 많은 영남인들이 낙동강의 아픈 현실을 똑똑히 직면하게 될 때 낙동강의 많은 문제들은 해결되리라 생각됩니다. 앞으로 있을 2, 3차 낙동강 탐방에도 많은 발걸음이 이어져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