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낙동강 탐사대는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다섯 차례 진행된다. 그 두번째 순서로 6월 11일 낙동강 강정고령보와 매곡정수장, 달성습지를 탐사했다. 대구지역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들로 구성된 탐사대 대원들과 함께했다.

탐사 후 대원들은 이곳을 다녀온 소감을 남겼는데 대구 본리초등학교 6학년 유다빛 대원은 장문의 소감문을 보내왔다. 이날의 생생한 현장 소식이 아이의 시각으로 잘 담아줬다. 이를 함께 나누어본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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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세대 낙동강 자전거탐사대가 떴다. 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디아크, 강정고령보, 매곡취수장 일대를 탐사했다. ⓒ 정수근
   
오늘 미래세대 낙동강 탐사대의 탐사는 바로 우리 집에서 차를 타고 10~15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집 근처 낙동강입니다. 도시와 가까이 있어 특별한 게 없을 거라 생각했던 낙동강이었습니다.
   
강정고령보에서 시작된 오늘 일정은 제가 좋아하는 자전거 타기로 시작됩니다. 근처에서 자전거를 빌려 낙동강을 옆에 두고 신나게 달려 도착한 첫 탐사 장소는 금호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지점인데, 이곳 강 한가운데 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예전에는 이 섬에서 무 농사도 짓고,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많은 농사를 지었다는 것을 탐사 대장님의 설명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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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하중도에는 4대강사업 전에는 저렇게 농민들이 들어가서 농사를 지었다. 푸르게 보이는 것인 무밭이다. ⓒ 정수근
   
하지만 지금은 이 섬에 건너갈 수도 없고 가서는 안 된다는 얘기에 조금 아쉬웠지만 이곳에 살고 있을 동물들이 사람 걱정 없이 야생에서 지낼 수 있게 되어 오히려 더 좋아진 것 같았습니다. 낙동강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된 첫 탐사였습니다.
 
바다처럼 넓은 낙동강 걱정
 
두 번째는 낙동강 취수장으로 우리가 쓰는 물이 낙동강에서 어떻게 모아지는지 알게 되었던 탐사였습니다. 강정보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낙동강 매곡취수장은 낙동강 자전거길 중간에 위치해 있는데, 자전거를 타며 오가는 길에서 바라본 취수장 앞 낙동강 모습은 마치 바다처럼 넓게 보였습니다. 취수장의 일일 취수량은 몇십만 톤으로 여기서 사용되는 취수 펌프는 내 키보다 커, 신기해서 사진을 여러 장 찍기도 했습니다.
 
점심 식사 후 방문하게 된 매곡정수장에는 토요일인데도 많은 분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셔서 놀랐습니다. 기념품으로 휴대용 미니 선풍기와 청라수(수돗물로 만든 생수) 그리고 물병을 주셔서 사실 더 좋았습니다.
 
정수장 소장님이 취수장에서 모인 낙동강물이 수돗물로 바뀌는 과정과 세계 최고 수준의 정수 시스템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자전거길로 낙동강을 지날 때 탐험대장님이 녹조의 독성 위험을 설명해주셨고, 제 눈으로 녹조를 직접 보아 걱정되었는데, 소장님의 2차 정수 설명을 듣고 조금 안심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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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물이 최종 정수 과정을 거쳐 나오는 대구 수돗물. 그 수돗물에 손을 담가보고 있다. ⓒ 정수근
   
그래도 낙동강물이 더 깨끗하면 더 좋은 수돗물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을 듣게 되니, 낙동강물이 녹조 없이 깨끗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방문 탐사는 책이나 학교체험으로도 할 수 없다는데, 낙동강 탐사대원으로 정수장 이곳저곳을 안내받고 설명 듣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달성습지에서 한 마리 동물이 되어 보다
 
탐사의 마지막은 달성습지, 대명유수지입니다. 이곳은 큰 도로 바로 옆에 위치해 있었는데, 도시에 습지가 있다는 사실에 동행한 아빠가 제일 많이 의아해하셨고, 실제 보고선 많이 놀라셨습니다.
 
달성습지와 대명유수지는 우리나라 최대 맹꽁이 서식지라는 설명과 함께 습지 입구에 대원 모두가 도착했습니다. 푸르른 갈대와 이름 모를 나무와 풀들이 내 키만큼 자랐는데, 조금 더 들어가 보면 이곳에서 지나다닐 야생동물과 마주쳐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여러 개의 발자국이 많이 보여서 마치 야생 정글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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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대숲과 조화를 이룬 달성습지. 이곳은 야생의 땅이다. 저 멀리 보이는 강이 금호강이다. ⓒ 정수근
 
한참을 더 들어가서야 탐사대장님이 습지의 환경 상태와 여기에 사는 고양이 닮은 삵, 수리부엉이, 맹꽁이, 황조롱이 등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맹꽁이는 준비해 주신 사진으로밖에 볼 수 없어서 많이 아쉬웠지만, 앞으로 더 잘 보전되어 누구나 맹꽁이를 쉽게 만날 수 있는 낙동강 습지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무사히 마지막 탐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마침 불어준 낙동강 바람이 기분을 더 좋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이번 탐사를 계기로 물을 마실 때마다 수돗물 제조방법이 생각날 것 같고, 하루빨리 낙동강에 녹조가 없어져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아무런 영향이 없는 깨끗한 낙동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2022년 6월 12일
본리초등학교 6학년 유다빛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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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성습지에 바람이 불어 갈대숲이 마구 일렁이고 있다. 야생의 현장이다. ⓒ 곽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