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한지 이제 며칠일까... 이틀도 안 되었네! 뭘하지? '
이렇게 행복한 고민에 빠져서 상상하는 그 위로 엄마의 말씀이 겹쳐졌다.
'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푸르미 6기 한다니까 다녀와.'
순간 맥이 쭉 빠졌다.

방학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부모님께서는 환경운동에서 하는 '제 6기 푸르미' 에 다녀오라는 것이었다. 잡아 놓았던 계획들은 모두 취소되고 동생과 6기 푸르미 활동을 체험하러 갔다.

버스타고 한참 달렸을까, 거대한 회색 건물들이 사라지고 초록나무가 눈에 띌 때쯤 체험장소에 도착했다. 처음엔 우리놀이 한 마당이라고 얼음 땡이나 돼지씨름, 닭싸움을 했다. 서로의 조를 응원하고 이기려 애쓰다 보니 더운 것도 잊고 신나기만 했다. 밤에는 마당에 누워 별자리를 본다고 했다. 집에 켜 놓았던 불을 다 끄니, 켜 놓았을 땐 몰랐는데 하늘에는 정말 많은 별들이 박혀 있었다. 눈이 핑글핑글 돌아갈 정도였다. 이렇게 많은 별들이 있었는데 모르고 있었다는게 신기할 다름이었다. 과학시간에만 들어보던 백조자리, 돌고래자리, 카시오페이아 자리, 거문고 자리 등 많은 별자리도 직접 볼 수 있었다. 그냥 무질서하게 흩뿌려 놓은 것 같았는데 설명을 들으며 보니 신기하게도 딱 맞았다.

다음날, 엄마가 잘 알아로라고 하시던 천연염색을 했다. 재료는 애기 똥 풀인데 꺾으면 애기 똥 같은 노란액이 나와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했다. 그 외에 나뭇가지나 풀, 잎으로 그림으로 그림도 그리고, 만들기도 했다. 길거리에서 흔히 보아오던 꽃과 풀들의 이름도 배웠다. 무조건 잡초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름도 가지각색이었다.
저녁엔 인공제방과 자연제방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 옳은지에 대해 토론을 했다. 나는 인공제방을 하자는 찬성쪽이었는데 TV에서 보던 모자이크 처리된 사람들과 점점 비슷한 말을 하게 됬다. 나중에 보상을 하면 된다, 환경이 뭐가 중요하냐, 그건 자기네들 사정이라는 둥... 반대측에선 진땀을 흘렸는데 개발론자들을 막고 자연을 지키기 위해 환경운동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하는 계기도 되었다. TV나 컴퓨터 없이 어떻게 푸르미 활동을 지냈는지 이상하고 신기했다.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천연염색과 별자리도 볼 수 있었서 즐거웠다. 그리고 인공제방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멋진 조형물도 있고 잔디도깔린 깔끔한 인공제방이지만 한번씩은 문제가 되고, 새들도 많이 오고 깨끗한 물도 흐르는 자연제방이지만 약간은 지저분해 보인다. 인공제방과 자연제방의 장점을 적절히 살려 하천을 보호했으면 싶은데 그게 쉽지만은 않은가 보다.
제 6기 푸르미를 하면서 이러한 문제도 되돌아 보게 되었고, 그냥 사소하게 지나쳤던 조그만 자연을 좀 더 알 수 있게 되었다. 다음 푸르미 때도 참가해서 더 많은 것을 체험하고 싶다.

- 제 6기 청소년 푸르미학교 1조 이진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