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골프장 예정지 현장 조사


1.jpg

<노리저수지 : 고령군 덕곡면 주민들의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는 저수지. 이 곳은 골프장 예정지와 불과 4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4월14일(수) 가야산 골프장 예정지 현장 환경조사가 있었다.

이 조사는 가야산 골프장 반대 대구경북대책위와 조계종 환경위원회가 함께 하였다.

대구경북대책위에서는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류승원 회장을 비롯해 계명대학교 김해동 교수, 대구환경운동연합 이영수 회원, 대구녹색소비자연대, 함께하는 주부모임의 전문가와 활동가들이 참여하였다.

조계종환경위원회 소속인 부산대학교 최송현 교수와 이병인 교수,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사찰생태연구소등  모두 15분의 전문가와 활동가가 이 날 조사에 동행하였다.

 

2.jpg

<가야산을 오르는 길에 즐비한 팬션들>

 

가야산을 오래간만에 찾은 사람들은 모두가 깜짝 놀랐다.

" 세상에 이렇게 많이 변하다니", " 이 많은 팬션들이 언제 다 들어섰는가"

도로옆이든, 산기슭이든 팬션이 들어서 있지 않은 곳이 없었다.  이곳에서 쓰는 생활하수들이 정화과정도 없이 그대로 고령군 덕곡면으로 흘러 내려온다고 주민들이 불만에 차 있다.

"호텔이며, 팬션이며 죄다 쓰던물 밑으로 다 흘려 버리면서, 골프장까지 들어서서 물을 다 뽑아쓰면 우리는 무슨 물로 농사짓고 먹고 사는겨?"

그렇지 않아도 주민들의 불만은 많았다. 성주는 고령에 똥물만 보낸다는 것이다.

 

 

 

3.jpg

<심원사>

 

가야산을 오르기전에 잘 닦인 도로를 타고 가다보면 만나는 절이 하나 있다.

소문대로 아주 단장을 잘해놓았다. 이 절을 새단장하는데 골프장 사업주 측에서 많은 돈을 시주했다고 한다.

입구에는 공덕비도 아주 크게 세워져 있었다.

공덕비에 적힌 이름은 골프장 사업주로 알려져 있었다.

4.jpg

5.jpg 6.jpg

<절입구에 세워져 있는 공덕비>

 

가야산은 아직은 봄이 오지 않았는가.

조사당일날 날이 흐리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눈이 내리고야 말았다.

가야산에 내리는 눈이야 말로 장관이었다(밧데리가 다 되어 찍지를 못했다ㅜ.ㅜ)

골프장예정지는 예정에 광산지역이었다고 한다.

함께 참석한 전문가들은 광산지역에서 지금은 산림이 회복되어 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 산림회복력이 아주 좋다고 평가했다.

 


7.jpg

<오리나무 군락지>

 

이렇게 넓은 오리나무 군락지는 드물다고 한다. 예로 부터 오리나무는 산림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알려져 있다. 나무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마치 사람의 눈 모양이 여러군데 있다. 그 눈으로 산림을 지킨다 해서 산림의 파수꾼이라 부른단다.

 


8.jpg

<제비꽃>

 


9.jpg

<동물의 배설물>

 

가야산에는 아주 작고 예쁜 야생화가 추운날씨에도 수줍게 피어나고 있었다.

동물의 배설물은 아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동물들이 나무를 갉아먹은 흔적도 여러군데 있었다.

 


10.jpg

 

<큰 차가 지나갔을 것으로 보이는 바퀴자국>

 

현장조사 일행이 산을 오르는 내내 사업주 직원 연신 떠들어 되었다.

광산촌이었고, 가야산은 국립공원이 아니라 버려진 야산에 가깝다고, 골프장을 만들어 적절하게 만들어 개발을 해야 한다면 핏대를 세웠다.  흙길 위에는 아주 큰 차가 지나갔을 것 같은 차 바퀴자국이 선명하였다.

급기야  " 왜 남의 땅에 허락도 없이 들어와" "여기는 사유지야 당장나가"

하면서 험한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차바퀴를 따라 숲속 깊숙히 들어가보니 여기 저기 나무를 의도적으로 베어낸 흔적이 역력했다.

우리와 함께 동행한 가야산 관리사무소 직원들도 입이 쩍 벌어졌다.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무런 사전 연락도 없었고, 있었다 한들 사업승인이 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산림을 훼손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행위이다.

강력히 문제제기하고 고발조치 해야 한다고 요구하였더니, 사업주측으로 따로오던 사람은 " 동네주민들이 그랬는가~~" 하면서

말끝을 흐렸다.

 


11.jpg

12.jpg 13.jpg

<잘려나간 나무들>

 

깊은 산에서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사전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것이 명백히 밝혀질 경우 처벌을 면하기는 힘들 것이다.

환경조사를 마치고 내려와서 평가를 함께 하면서, 식생이 왕성하게 자랄 시기에 맞추어 추가적으로 방문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들을 모았다. 또한 오늘 파악한 내용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로 하였고,  5월초에는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심포지움에서 가야산 골프장 문제를 주제로 다루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