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가 흐르는 강 내성천, 국보급 하천 내성천이 지금 무분별한 하천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영주댐 공사로 만신창이가 된 내성천의 숨통을 막을 토건공사,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 현장을 담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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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자체발 4대강사업으로 몸살을 앓는 내성천

제2의 4대강사업이 강행되고 있는 지방하천, 문제가 심각하다


최근 4대강사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비판과 반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심각한 녹조와 수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급기야 보의 수문을 열어 강물을 흘려보내고 있다. 이 행위는 사실상 4대강사업의 실패를 시인하는 것이다. 보란 물을 가두는 것이 주목적으로 보를 열었다는 것은 더이상 물을 가두어 둘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흐름과는 완전히 반대로 4대강의 지류나 소하천에서 행해지고 있는 하천정비사업은 4대강사업 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졸속공사로 자연하천을 인공하천으로 개조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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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 멀쩡한 제방을 인공제방으로 만들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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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 자연제방을 정리하고 강바닥에 돌망태를 깔아 평탄화시킨다. 천편일률적인 하천공사의 전형이다. 자연하천 내성천에 인공미가 웬 말인가. ⓒ 정수근

경상북도의 황당공사로 내성천이 죽어난다


특히 낙동강의 제1지류인 내성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하천공사는 아주 심각한 수준이다. 경상북도는 지금 재해예방사업이란 명목으로 국가민속문화재인 무섬마을 상류 3킬로미터 지점에서부터 하천공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필자는 지난 7일 긴급히 현장을 찾은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과 함께 공사현장을 둘러보았다.


내성천은 전 구간이 멸종위기1급종인 흰수마자의 서식처로 알려져 있다. 고운 모래와 여울을 필요로 하는 이 민감한 물고기는 내성천의 물길을 따라 이동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이 하천공사는 흰수마자에 대한 고려를 전혀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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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무섬교 다릿발을 보강한다고 돌무지로 완전히 에워싸는 작은 보를 만들어버렸다. 물길이 단절되면서 물고기들의 상하류 이동이 막혔다. 멸종위기1급종 흰수마자는 살 수가 없다.



무섬교 아래 다릿발을 보강한다고 돌망태를 쌓았는데 그것이 작은 보의 역할을 한다. 이런 식으로 돌망태 등이 모래톱을 완전히 덮어버리면 흰수마자는 절대로 이동을 할 수가 없다. 비단 흰수마자만이 아니다. 그 어떤 물고기도 이동할 수 없게 된다. 가뜩이나 영주댐 공사 때문에 영주댐 상류에는 흰수마자가 거의 전멸했는데, 하류까지 무분별한 하천공사를 진행해 (흰수마자의) 서식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내성천에서마저 흰수마자가 멸종될 것이다. 종이 하나 사라진다는 것은 단지 그것만 상실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 세상의 질서가 부지불식간에 교란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왕버들이 하천제방을 따라 띠를 이루며 자라있는데 제방공사와 저수호안공사(제방과 잇닿은 바닥에 석축을 까는 것)를 꼭 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왜냐하면 우리 옛 선조들은 하천변을 따라 일부러 왕버들을 심어 그 뿌리가 지지하는 힘으로 하천 제방을 견고히 유지시켜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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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 ▲ 공사 전 자연제방에 가까운 모습. 이런 제방에 예산을 투입해 인공제방으로 만들고 있다니 놀랍다. 

ⓒ 정수근



그런 안전한 제방을 두고 굳이 예산을 써서 하나마나한 공사를 강행하는 게 타당한가. 더군다나 이미 영주댐마저 완공돼 있다. 영주댐의 목적 중의 하나가 홍수예방이다. 홍수로 인한 제방 붕괴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 1조1천억 원을 들여 영주댐을 지었는데 또 재해예방이란 명목으로 예산을 쓴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경상북도는 이 사업에 대한 비판에, 무섬마을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란 해명을 내놨지만 주민들은 마을로 들어가는 비포장도로의 포장을 원하지 하천공사 자체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중복 예산, 과잉예산이란 비난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저 아름다운 공간에다 시멘트를 바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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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5- ▲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자리에 웬 인공폭포란 말인가. ⓒ 정수근



여기에 영주시는 한술 더 떠 황당한 공사를 강행하고 있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바로 영주댐 직하류 200미터 지점에 있는 장구봉이란 바위에 15억 원을 들여 인공폭포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장위항이란 옛 선조가 이 너럭바위의 아름다움에 반해 한시를 남겼을 정도로 경관이 아름다운 곳인데, 이게 뭔 짓인지 모르겠다. 예산마저 탕진해가면서."


인공폭포를 결사 반대하는 내성천보존회 황선종 사무국장의 말이다.


환경단체에서는 영주댐으로 인해 내성천의 생태환경이 괴멸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하고 있는데 지자체는 설상가상으로 인공폭포까지 건설한다니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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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6- ▲ 국민의당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상돈 의원이 급히 내성천을 찾아 인공폭포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 정수근


이 일대의 아름다움을 일러 '운포구곡'(雲浦九谷)이라 이름했다. 이 일대의 아름다움은 예부터 손꼽히고 있다. 이런 곳에 인공폭포라니.


"저 아름다운 공간에다 시멘트를 발라, 밑에서 물을 끌어올려 도대체 뭘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왜 그냥 두고 못 보는지, 정말 인공폭포를 지어두면 관광객이 막 몰린다고 생각하고 짓는 것인지.... "


황당공사 소식을 듣고 달려온 이상돈 의원의 말이다.


4대강 청문회가 이래서 필요하다. 4대강사업과 영주댐 공사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불합리하고 불법적인 부분들을 철저히 파헤쳐 명백하게 잘못을 가리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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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7- ▲ 영주댐 건설의 주목적은 하류 낙동강의 수질개선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여름 영주댐에 시험담수을 하자마자 녹조로 물들어 버렸다. 이런 물로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영주댐 건설의 목적 자체가 틀렸다는 것을 잘 설명해준다. ⓒ 정수근



자, 4대강사업에 따른 정부 차원의 반성과 해법이 제시돼야 할 이 시점에서 지자체는 아직도 4대강사업 식의 하천공사를 벌이고 있는데 이는 정말 난센스다.


내성천을 국립공원으로, 우리는 미국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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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8- ▲ 국가명승지 제16호 회룡포의 모습이다. 내성천의 아름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그렇다. 내성천은 바로 국립공원감이다. ⓒ 문화재청



국보급 하천 내성천, 지구별 유일의 모래강 내성천에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이곳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일이다. 그래서 국가가 이 강을 관리해야 한다. 내성천은 충분히 그런 가치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미국으로 떠난다. '4대강 독립군'의 일원으로 미국으로 가서 다시 살아난 강, 댐을 해체한 엘와강에서 영주댐을 해체한 내성천의 모습을 보기 위함이다. 또 2020년까지 4개 댐을 동시에 철거하는 결정을 내린 클라마스강에서 4대강 16개의 댐과 문제의 영주댐을 하나하나 해체하는, 우리강의 희망을 노래하기 위함이다.


그렇다. 강은 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