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함안보에 대한 안전점검이 기습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KBS 수중카메라팀과 함께 함안보 아래 바닥층을 조사 촬영을 한 것입니다.

역시나 심각한 세굴 및 군열이 일어난 것을 목격했습니다.

이날 함께 동행하면서 현장을 기록했습니다.

 

그 소식을 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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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안보 바닥 세굴 및 침하 수중탐사 현장에서 -

 

 

실패한 4대강사업 증명하는 증거들

 

지난 여름 일어난 4대강 녹조대란 사태에 이어, 이번 가을의 금강과 낙동강의 물고기 떼죽음 사태는 이명박 정부가 강조해 온 4대강사업 목적을 완전 무색케했습니다.

 

수질개선이라는 이 사업의 목적을 완전히 뒤집는 것으로, 최악의 수질상태와 수생태환경 변화가 빚어낸 참상을 지난 여름과 이번 가을에 똑똑히 목격하게 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목격된 구미보 수문 사이에서 줄줄 새고 있는 물길은 보에 꽉 밀착되어야 할 수문이 아귀가 맞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고, 그것은 이 사업이 얼마나 졸속으로 진행됐는가를 또한 증명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현재 낙동강물은 시계가 전혀 확보되지 않아 거의 보이질 않습니다. 그래서 강물 안에 들어가 촬영하는 데 상당한 기술과 인내가 요구됩니다. 따라서 수중촬영 베테랑 기술자가 아니면 들여다볼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월 14일 그래도 낙동강에서 가장 시계가 좋다는 상주 낙동강 강물 속으로 들어가 수중촬영해 본 결과, 현재의 낙동강 보의 상태는 상당히 심각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상주보 아래 콘크리트 바닥의 일부가 주저않고, 강바닥 세굴을 방지하기 위해서 깔아둔 하상보호공들이 주저앉거나 쓸려가는 등 지난해 여름에 일어난 침식과 세굴현상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에 대한 보강공사를 했지만 또다시 보 아래 바닥에선 심각한 세굴과 침식 현상이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음을 증명해 주었습니다.

 

그렇습니다. 4대강에 보(댐)를 쌓는 순간, 시지프스 신화와 다름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계속해 반복되고 말, 그래서 막대한 혈세가 계속해 투입될 수밖에 없는, 혈세탕진의 엉터리공사에 다름 아닌 것입니다.

 

수문 아래는 물살이 상당히 세다고 한다. 그래서 수중촬영팀은 서로를 끈으로 이어서 서로가 지탱점이 되어준다.

 

낙동강에서 가장 상류에 건설돼 있어, 상대적으로 가장 양호하다는 상주보가 그 정도라면 나머지 보들은 안 봐도 그 결과가 뻔하다 할 것입니다.

 

함안보 수중촬영 현장

 

 

그래서 거의 한달 뒤인 11월 10일(토)에는 낙동강 8개 보에서 가장 아래에 위치해 있고, 강물 상태가 가장 좋지 않다는 함안보에, 상주보를 촬영했던 그 kbs 수중촬영팀이 들어가 함안보 바닥을 집중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역시 이곳에서도 세굴과 침식현상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음을 확인했고, 특히 지난 여름 20여 미터의 심각한 세굴현상을 기록한 보 아래부분을 콘크리트를 채운 섬유메트리스(SPF공법이라는 것으로, 섬유로 거푸집을 만들고, 그 안을 콘크리트로 채워둔 것)라는 물건으로 완전히 도배를 해둔 모습도 그대로 담겼습니다.

 

 

그리고 세굴을 방지할 목적으로 강바닥 모래 위에 그대로 얻어둔 톤백이라는 거대한 사석주머니도 유실되었다고 합니다.

 

 

수중촬영한 카메라에 포착된 튿어진 섬유메트리스의 부분.... 기대하시라. 곧 이 모든 결과가 공개된다.

 

관련 영상과 그에 대한 진단은 추후에 이 조사에 함께한 4대강 범대위 이항진 상황실장과 박창근, 김좌관 교수 그리고 김상화 낙동강 공동체 대표와 민주당 민홍철 의원이 함께하겠지만, 그 현장에 함께하면서 본 필자의 직접적인 느낌은 한마디로 "너무 심각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카메라 감독님과 박창근 교수가 현장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수중촬영 카메라 감독과 민홍철 의원. 민의원이 아니라면 함안보 강물 속엔 전혀 접근 불가다.

 

 

낙동강의 심각한 수질 상황

 

 

우선 강물의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냄새가 고약했고, 탁도 또한 너무 안 좋았습니다. 게다가 맑은 물에선 절대로 발생하지 않는 거품들이 온 강물 위를 도배하다시피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난 여름의 녹차라떼 식으로 설명하자면, 마치 카프치노 커피를 마구 뿌려놓은 듯 보였습니다.

 

카메라 감독의 증언도 물 속에 들어가면 시야가 전혀 안 보인다 합니다. 그래서 강력한 셔치라이트까지 동원해서 비춰야 겨우 보일 정도라 하니, 물의 탁도가 얼마나 심각한 것이겠습니까?

 

그 광경을 보고 있으면 과연 이것이 22조 들인 결과가 맞나 싶은 것이 저절로 분노가 치밀어오르게 됩니다. 강을 살린다면서 천문학적인 혈세를 투입해서 이룬 결과가 이것이냐? 싶은 것입니다. 이곳에서도 죽은 물고기 사채들이 둥둥 떠오를 것만 같기 때문에 더욱 말입니다.

 

카프치노 커피를 뿌려놓은 듯....

 

 

녹차라떼를 넘어,' 4대강 카프치노'입니다.

 

 

수질개선은커녕 되려 수질이 악화되어 조류가 창궐하고 물고기가 떼죽음하는 작금의 현실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단 말인가요? 물고기가 살 수 없는 강물을 인간이 먹어도 과연 괜찮을까요?

 

 

그러므로 하루라도 빨리 이 실패한 사업을 심판하고, 어서 물길을 터야 합니다. 그래야 더이상의 재앙과도 같은 참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 혈세탕진과 뭇생명의 몰살 사태를 막을 수 있습니다.

 

전국민적인 4대강 심판으로 4대강 물길을 트자

 

 

그러므로 전국민적인 심판의 물결이 빨리 일기를, 그래서 하루 빨리 막힌 4대강이 열려, 낙동강이 흐를 수 있도록 말입니다.

 

생명의 근원인 물. 그 물이 살아 쉼쉬는 공간이 강입니다. 그 강은 흘러야 합니다. 그래야 강이 살고, 뭇생명들이 삽니다. 이것은 만고의 진리입니다. 이 상식적인 진리를 깨닫게 하고자 이명박 정부가 이 천문학적인 혈세를 투입한 것일까요?

 

4대강 카프치노, 마구 생성되는 함암보 현장

 

만약 그랬다면 그 어리석음을 우롱하며 한편 봐줄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만약 다른 검은 목적이 있다면 그와 그의 수하들은 반드시 심판받아야 합니다.

 

이것이 함안댐에 드리운 보트에서 낙동강을 바라보며 든 생각입니다. 저 수백만 물고기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말입니다.

 

구미 동락공원 일대에서 떼죽음당한 물고기들이 강변으로 둥둥 떠밀려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