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달성군의 유람선 강정보 연장 운항에 대한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기자회견 후기를 정리해봅니다. 


글/정리 - 정수근, 사진 - 박동인, 정수근, 신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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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의 낙동강 뱃놀이사업이 불가한 이유

[현장] 돈놀이냐, 자연과 인간에 대한 예의냐, 달성군의 선택은?


대구 달성군의 황당한 뱃놀이사업 연장

 

4대강사업으로 만들어진 16개 보 중에서 가장 화려한 보인 강정보 그리고 4대강사업을 칭송하는 내용으로 가득 찬 4대강 홍보관인 디아크를 바로 코앞에 두고 유람선이 하나 들어온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보던 풍경이다. 그렇다. 지난 시절 MB4대강사업 홍보방송에서 자주 보이던 모습이 아닌가. 잘 정비된 인공의 수변환경에 다양한 뱃놀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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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화원유원지에서 출발한 유람선이 강정보 4대강 홍보관 디아크 앞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4대강 홍보방송의 그런 장면은 실제의 4대강에선 없다. 왜냐하면 4대강사업은 실패한 사업으로 대국민 사기극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해마다 봄만 되면 나타나는 심각한 녹조현상과 물고기 떼죽음과 최근에는 기생충 창궐까지. 이 모든 생태환경의 변화가 4대강사업의 실패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니 이런 4대강에서 무슨 뱃놀이를 할 마음이 나겠는가?

 

그러나 역발상의 힘인지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인지, 아니면 악수를 둔 것인지 모르지만, 대구 달성군수는 오히려 유람선사업을 강행했다. 그의 눈에는 심각한 녹조현상인 이른바 녹조라떼도 보이지 않고, 해마다 겨울이면 찾아오는 흑두루미 같은 희귀한 철새들도 보이질 않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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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대구 달성군이 유람선 사업을 강정보까지 확대 운영한다. 철대도래지이자 야생동물보호구역인 달성습지로 유람선 운항을 강행하는 대구 달성군. 운항 첫날인 42일 이날 낙동강 살리기 대책위에서는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출처 - 신병문


 

독성 남조류에 의해서 승객들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는 문제이기에 녹조현상이 극심해지는 한여름과 철새들이 찾아오는 겨울철에는 유람선 운항을 자제해달라는 환경단체의 요구도 묵살한 채 뱃놀이사업을 강행하는 배짱을 보여주기도 했으니 말이다.


뱃놀이사업을 연장하는 악수를 둔 달성군

 

게다가 지난 20148월에 시작된 뱃놀이사업은 201510월엔 쾌속선 사업으로까지 확대했다. 그리고 올해 42일엔 강정보 앞에까지 계류장을 설치하여 뱃놀이사업을 점점 확대하려 하고 있다. 이 사업은 기존의 출발점인 화원유원지에서 출항하여 강정보 앞에서 회향하여 다시 화원유원지를 가는 코스에서, 강정보 앞의 4대강 홍보관인 디아크아래까지 와서 새로운 손님을 태우고 화원유원지를 지나 옥포면까지 9킬로미터를 운항한다.

 

이것이 지난 42낙동강 살리기 대책위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달성군의 무지한 행정을 규탄한 이유다. “달성군은 달성습지 생태계 교란시키는 뱃놀이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흑두루미 내쫓는 달성군을 규탄한다기자회견 참여자들은 함께 외치면서 유람선사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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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달성군은 유람선 운항계획 즉각 중단하라!" 낙동강 살리기 대책위 활동가들과 시민들이 강정보 디아크 아래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그렇다. 달성습지가 어떤 곳인가?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빚은 천혜의 자연습지이자 야생동식물들의 서식처로 마지막 남은 야생의 공간이다. 도심 바로 부근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자부심이 느껴지는 공간이 아닐 수 없다. 그러기에 환경부에서는 이곳에 자연경관 1등급지역을, 대구시는 야생동물식물보호구역과 습지보호지역으로 보호하고 있다.

 

달성습지, 대구시는 보호하고 달성군은 교란시키고

 

대구시와 환경부마저 나서서 보호하고 있는 천혜의 자연습지 구간을 대구 달성군은 이곳에 유람선을 띄워 뱃놀이사업을 벌이겠다고 하는 것이다. 대구시는 보존하고, 달성군은 그것을 교란시키는 행위를 벌이는 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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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 새로 생긴 선착장 바로 인근에 이처럼 환경부에서는 철새도래지라는 입간판을 세워뒀다. 그리고 그 옆은 실지로 흑두루미가 도래한 모습이다. 멸종위기종 흑두루미가 도래하는 이런 곳에 유람선이 웬말이란 말인가?

사진- 정수근


 

더구나 강정보 디아크 앞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모래톱에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와 재두루미가 도래한다. 또 역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1급인 수달도 이 일대를 찾고 있다. 생태적으로 건강한 곳이란 말이다. 그런데 이런 곳에서 뱃놀이사업을 강행하겠다니, 달성군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기자회견에 참여한 계명대 김종원 교수는 달성군의 이와 같은 행태에 대해 질타했다.

 

마치 일제총독부가 점령군처럼 식민지를 파괴하면서 돈벌이에 혈안인 것 같은 매국노의 행위이다. 즉각 중지하고, 더 이상 이곳을 놀이터로 삼지 말고, 서대구 자연생태계 복원에 나서는 것이 땅주인의 기본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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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5- 낙동강 살리기 대책위 소속 회원들이 유람선 사업을 강행하는 달성군을 규탄하는 손피켓을 들고 서있다. "다 죽어가는 강위에서 뱃놀이사업, 자식들께 부끄럽지 않은가?"


 

이러한 비판에 대해 김부섭 달성군 부군수는 디아크가 모래톱에서 100m보다는 훨씬 많이 떨어져 철새들의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본다. 유람선의 운항코스도 습지와는 멀다. 습지 주변에는 배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소음 등의 피해대책을 세우겠다”(한겨레 인용)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달성군의 자의적 해석이라며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숙자 교육국장은 유람선 운항 자체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유명한 철새도래지 옆으로 유람선을 운행한다면 세계 사람들이 비웃을 것이다. 큰배가 움직이는 동선과 그 자체 소음들이 철새들의 교란행위가 되고, 특히 흑두루미가 도래하는 바로 인근에 선착장을 설치한다는 것은 생태 무지의 행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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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예의의 문제다

 

또 이번 총선에 녹색당 후보로 출마한 변홍철 후보도 기자회견에 참여해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달성군의 강정고령보 유람선 사업 계획을 보면서, 저는 이것이 자연에 대한 폭력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대구시민들의 생명의 젖줄인 낙동강과 금호강의 죽음을 외면하고, 천혜의 보고인 달성습지와 거기 깃들어 사는 야생동물들의 고통과 불안을 무시한 채, 오직 돈벌이와 전시행정으로만 치닫는 이 무지하고 천박한 발상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자연에 대한 모욕이기도 하지만, 대구 시민들에 대한 모욕이기도 합니다. 양심과 예의가 있는 사람이라면, 신음하는 강, 뒤척이는 습지, 불안한 눈망울의 흑두루미들을 모른 체하고, 저 조악한 유람선에 타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쁜 짓도 많이 하는데, 유람선을 운행하는 것 그것이 뭐 그리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나 변홍철 씨의 말처럼 그것은 달성습지에 대한 예의이자, 자연에 대한 예의의 문제다. 낙동강과 달성습지는 인간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자연의 영역이자 야생의 공간이다. 낙동강에 유람선을 띄우는 행위는 강과 습지를 인간만을 위한 유희의 도구로 쓰겠다는 것에 다름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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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6- 유람선사업으로 흑두루미 쫓아내는 달성군을 규탄한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정제영 총무이사가 손피켓을 들고 서있다


 

또한 낙동강은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이다. 경남 창원에서 올라온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의 배종혁 의장 또한 목소리를 높였다.

 

"식수원 낙동가에서 뱃놀이를 하다가 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대구 달성군이 무책임하게 뱃놀이를 하고 있는 이곳 아래는 경남과 부산의 식수원이다. 기름 동력선을 운행하다가 사고라도 나면 그 식수원 오염 사태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 돈벌이에 급급해 경남인들에게 못쓸 짓을 하고 있는 달성군은 지금이라도 경남민에게 사죄하고 유람선 운항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다"

 

낙동강 살리기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에서 마지막으로 강조했다

 

아무리 돈벌이가 된다 해도 해서는 안되는 짓이 있다. 석과불식(碩果不食)이라 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씨과실은 먹지 않는 법이다. 아무리 돈벌이가 급하다고 대구의 생태축과 미래의 자산까지 탕진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대구 달성군은 지금이라도 후손들 보기 부끄러운 짓을 즉각 철회하기 바란다

 

돈벌이냐, 인간과 자연에 대한 예의냐, 달성군은 그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부디 달성군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