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도 여전히 창궐하는 녹조 문제와 

그로 인해 더욱 증식하고 있는 큰빗이끼벌레, 참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들 문제에 대한 해답은 명확합니다. 

막힌 강을 터서 흐르는 강으로 되돌릴 것, 

녹조와 큰빗이끼벌레의 가을까지 대량 창궐 사태는 그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강은 흘러야 합니다. 


관련 현장 소식을 아래에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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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녹조. 매곡취수장 앞에서 본 가을 녹조띠가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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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중순인 가을까지 창궐하는 큰빗이끼벌레 


가을 녹조 그리고 큰빗이끼벌레

낙동강서 지난 7월 한여름 창궐했다가 8월 늦 장맛비에 모두 사라진 줄 알았던 녹조와 큰빗이끼벌레가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든 10월까지 여전히 창궐하고 있어 논란거리다. 특히 큰빗이끼벌레는 낙동강의 경우 지난 여름보다 더 창궐하고 있는 듯해 수질오염에 대한 우려까지 일고 있다.

문제의 큰빗이끼벌레는 수온이 섭씨 16도 이하가 되면 폐사하게 된다는데, 창궐한 큰빗이끼벌레가 한꺼번에 죽으면서 수질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국내 유일의 큰빗이끼벌레 연구자인 우석대 서지은 교수도 "큰빗이끼벌레가 부패하면서 산소를 쓰게 된다. 그러면 용존산소량이 줄어들고 수질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나아가서는 물고기가 죽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힌바 있다.  

식수원 낙동강에 녹조와 큰빗이끼벌레의 대량 창궐은 그것 자체로 문제의 심각성이 크지만 이 사태가 가을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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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곡취수장의 고장난 한 취수구에 녹조가 가득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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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큰빗이끼벌레가 죽은 나무의 뿌리에 덕지덕지 붙어 자라고 있다.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맹독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는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의 대량 창궐에 따른 녹조라떼 현상과 먹는물 불안 그리고 그로 인한 큰빗이끼벌레라는 낯선 생명의 대량 창궐. 이것은 도대체 어디서 연유한 것인가? 

낙동강에서 과거와 달라진 것은 바로 유속

과거에는 없었기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이들 낯선 생명들의 대량 출현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해선 지난 시절 낙동강과 지금의 낙동강을 비교해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과거의 낙동강과 지금의 낙동강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오염원, 이것은 오히려 과거보다 더 적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하수종말처리장과 총인처리시설이 과거에 비해 더 확충된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말이다. 그리고 수온을 들 수 있겠다. 수온은 등락이 좀 있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평균값은 거의 비슷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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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조류경보제 경보 기준의 남조류가 창궐하고 있다

그렇다면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바로 수량과 유속이다. 낙동강의 수량은 과거 1억톤에서 지금은 10억톤으로 10배가 늘었고, 그와 반비례해서 유속은 과거 초당 50센티~1미터에서 지금은 초당 2~5센티로 10배 이상 줄었다. 

강물이 4대강 보로 갇혀있기에 강물은 많아지고, 반대로 강물이 흐르지 않으니까 유속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유속이 줄어들자 나타나는 것이 조류의 대량 번무현상인 녹조 현상이고, 녹조 현상이 심화되자 나타나는 것이 이들 조류를 먹이로 하는 큰빗이끼벌레의 창궐인 것이다. 

가을까지 녹조현상과 큰빗이끼벌레가 나타난다는 것은 독성 조류가 가을까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고, 큰빗이끼벌레가 한꺼번에 죽으면서 나타나게 될 수질의 변화가 가을에 동반된다는 것이다. 수온인 섭씨 16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큰빗이끼벌레가 한꺼번에 죽게 된다면 수생태계에선 과연 어떤 변화가 생길지, 그것이 궁금해진다.

조류와 큰빗이끼벌레가 한꺼번에 죽으면 

설상가상 가톨릭대 김좌관 교수에 따르면 "남조류 또한 수온이 떨어지면 한꺼번에 사멸하게 되는데, 이들이 죽으면서 독성물질을 더 많이 내뿜는다"고 한다.   

남조류의 폐사에 따른 독성물질의 증가와 큰빗이끼벌레의 대량 폐사에 따른 산소의 고갈. 이로 인한 낙동강 수생태계의 변화가 이 가을에 찾아온다는 것이다. 이 가을의 변화가 심각히 걱정인 것은 지난 2012년의 악몽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2012년 가을인 10월 말경부터 11월 초까지 지속된 낙동강 물고기 떼죽음 사태. 그 끔찍한 악몽과도 같은 죽음의 행렬이 바로 이 가을에 터진 것이고, 그로 인해 낙동강에서도 수십만 마리의 물고기가 폐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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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늦가을 발생한 낙동강 물고기 떼죽음 사태

가을까지 녹조현상이 지속되고, 큰빗이끼벌레가 여전히 창궐한다는 것은 올 가을에도 그와 같은 죽음의 행렬이 반복될 수도 있다는 것이어서 실로 두렵다. 

4대강 재자연화를 시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이와 같은 비극적 상황을 다시 맞지 않으려면,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낙동강에서 녹조 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고, 낙동강에서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하지 않을 조건을 만드는 것밖에는 없다. 

그렇다면 그 방법은 무엇인가? 녹조현상과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하는 조건을 없애주면 된다. 그것은 강물의 유속을 복원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선 수문을 여는 것 더 나아가 보를 해체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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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보로 인해 생긴 문제, 4대강 보로 문제를 풀 수밖에 없다. 4대강 보를 열지 않는 이상 앞으로 매년 똑 같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고, 매년 똑같은 걱정과 우려를 할 수밖에 없고, 무사고의 요행을 바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22조 2000억이나 되는 천문학적 혈세를 쓰고서도 우리는 왜 4대강의 수질을 걱정하고 먹는물의 안전을 염려해야 하는가? 도대체 왜? 4대강사업은 완벽히 실패한 사업이다. 하루 빨리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글/사진 정리 - 정수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