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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없는 핵폐기물! 내 아이에게 물려주시겠습니까?”


2019311일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수소폭발 사고가 일어난지 8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핵 없는 세상을 위한 대구시민행동은 원전사고의 위험성을 기억하고자 오늘 오전 1130분 대구백화점 앞 야외무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규모 9.0의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해 시작되었으나 수소폭발까지 이어진 과정에는 평소에 안전관리가 부실했던 점이 주요하게 작용을 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설계 당시 방파제를 5m 높이로 설치하였으나 지진해일은 이보다 훨씬 높아 후쿠시마 원전이 물에 잠겨버린 것입니다. 침수된 원전은 전기공급이 중단되었고, 지진 시에도 안전하다며 일본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했던 일본 원자력 산업계와 일본 정부의 말이 무색하게도 비상전원공급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냉각되지 못한 물은 결국 원자로 내부의 열을 높였고 수소폭발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사정도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2016년 포항지진으로 인해 한반도도 더 이상 지진안전지대가 아님이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사전에 안전성을 예측하고 대비하더라도 자연재해는 어떻게 닥칠지 알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원전은 사고 발생 외에 핵폐기물 처리에 있어서도 큰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핵발전에 사용되고 남은 핵연료는 매일 핵폐기물이 되어 쌓이고 있으며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핵폐기물은 고농도의 방사선을 내는 위험한 물질입니다. 쌓여가는 핵폐기물이 안정화되기까지는 최소 10만년이 걸립니다. 반감기가 모두 지나고 방사성 물질이 안정화 될 때까지는 핵폐기물을 모든 생명으로부터 안전하게 분리를 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 세계 어디에서 핵폐기물을 처리하는 기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이것이 바로 지금 당장 탈핵을 해야하는 이유입니다.

 

방진복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참가자들은 핵쓰레기통을 등에 짊어진 채 핵폐기물 대책없이 핵발전소를 운영하는 것은 미래세대에게 엄청난 짐을 물려주는 것임을 알리는 구호를 외치고 다잉 퍼포먼스를 진행하였습니다. 퍼포먼스가 끝난 뒤에는 한일극장 앞에서 출발하여 공평네거리, 도서관네거리를 지나 다시 대백 앞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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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핵발전소 중단없이 핵폐기물 대안없다!

 

핵발전과 동시에 만들어지는 핵폐기물은 단언컨대 인류가 만들어낸 최악의 위험 물질이다. 이 위험한 쓰레기는 10만년 이상 모든 생명체로부터 영구 격리시켜야 한다. 핵발전을 멈추지 않는 핵폐기물은 끝도 없이 쌓여 갈 뿐이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고리 핵발전소 1호기가 가동된 이래 30년 이상 핵발전을 하면서 쌓아둔 고준위핵폐기물은 총 14천 톤에 이른다. 핵발전을 멈추지 않는 한 해마다 750톤이 추가로 누적될 것이며, 신규로 건설하겠다는 5기의 핵발전소에서 나올 폐기물까지 염두에 둔다면 그 양은 더욱 늘어만 갈 것이다.

현 세대가 고장과 사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핵발전소를 가동한다 하더라도 그로 인한 폐기물의 관리와 책임, 피해는 모두 미래세대가 떠맡아야 한다. 우리는 미래세대에게 현 세대가 빚어 낸 과거의 재앙을 10만년 이상 봉인할 책임을 강요하고 있다. 세대 간 형평과 윤리를 배반하는 행위는 이제 멈춰져야 한다.

 

우리는 핵산업계와 이와 결탁해있는 일부 정치권에 준엄히 경고한다. 핵발전소 확대 시도를 멈춰라! 이들은 수십 년간 시민의 안전은 아랑곳하지 않고 핵산업을 부흥시켜 이익을 취한 것도 모자라, 핵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여 핵폐기물을 더욱 늘리려 하고 있다. 이미 백지화했던 신한울 3,4호기의 건설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중단하라. 신고리 4호기 조건부 운영허가를 재검토하라. 이미 전세계적으로 사양길에 들어선 핵산업에 연연하는 것은 시대 당착이다. 천문학적인 핵폐기물 처분 비용을 고려할 때 경제성이 없을뿐더러 암울한 미래를 위한 비윤리적인 투자이다. 우리는 핵산업의 부흥을 위해 부화뇌동하거나 핵발전을 적극 지원·지지하는 정치권에게도 책임을 물을 것이다.

 

우리는 핵발전소 가동을 연장하려는 임시저장고 증설에 반대한다. 핵폐기물 책임을 핵발전소 지역에 떠넘기지 마라! 정부는 월성핵발전소의 핵폐기물 임시저장고가 포화될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임시저장고를 증설하려고 한다. 보관할 곳 없는 핵폐기물에 대한 해법은 임시저장고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포화시점에 이르기 전에 핵발전을 멈추는 것이다. 추가 핵시설을 건설하지 않겠다던 핵발전소 지역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켜라. 임시저장고 증설보다 시급한 것은 핵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기를 손쉽게 사용해 온 전 국민이 이해당사자가 되어 숙고와 합의 가운데 고준위핵폐기물 관리정책을 재수립하는 일이다.

 

우리는 정부에게 핵폐기물의 위험성을 정확히 알리고 민주적 공론 절차에 거쳐 핵폐기물 관리정책을 재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지난 수십 년간 정부는 핵폐기물 영구처분을 위한 부지를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졸속으로 물색해왔다. 민주적인 의사결정과는 무관하게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부지를 선정하고 추진해 온 결과, 번번이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왔다. 현 정부는 과거와 달리 고준위핵폐기물 관리정책을 제대로 수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과연 국민들에게 핵폐기물의 심각성과 책임감을 인식시키고 문제 해결 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설계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우리는 더 이상 핵폐기물을 늘리지 않는 방안을 강구하는 가운데 핵폐기물 관리 정책이 세워져야 함을 재차 강조한다. 임시방편에 불과한 임시저장고를 우선 증설하려 한다면, 핵폐기물 문제에 대한 안이한 인식과 태도가 역대 그 어떤 정부 하등 다를 것이 없으며, 결국 핵폐기물 문제를 차기 정부로 떠넘기게 될 것이다. 관리정책 수립으로 핵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진정성은 의심받게 될 것이다. 고준위핵폐기물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배수구가 없는 상태에서 물이 계속 나온다면, 수도꼭지를 잠그는 일이 우선이다. 핵폐기물을 처리할 수 없다면 핵폐기물의 꼭지를 잠그어야 한다. 핵발전을 멈추는 것만이 유일한 답이다.

 

핵폐기물 책임을 지역에 떠넘기는 임시저장시설 건설 반대한다!

핵발전소 확대 주장만 일삼는 무대책 정치인 규탄한다!

핵폐기물 답이 없다, 핵발전소 폐쇄하자!

 

 

2019311

 

핵없는세상을위한대구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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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 핵발전소 중단없이 핵폐기물 대안없다!_후쿠시마8주기.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