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공양 문수수님 1주기 추모제

5월 31일은 지난해 4대강사업 즉각 중지 폐기하라는 서원을 남기시고 낙동강의 지천인 군위 위천의 한 둑방에서 소신공양하신 문수스님의 1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문수스님은 4대강사업에 목을 멘 이명박 토건정권을 향해 지난해 바로 오늘 자신의 몸을 불태우면서 준엄한 사자후를 남기셨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4대강사업을 즉각 중지 폐기하라, 이명박 정권은 부정부패를 척결하라, 이명박 정권은 재벌과 부자가 아닌 서민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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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4대강 삽질로 죽어간, 4대강의 뭇 생명들과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스스로 몸을 태워 열반으로 드신 스님을 추모하는 행사가 스님이 지난 3년동안 두문불출의 무문관 참선수행을 행하던 지보사에서 이날 열린 것입니다.

'무경당(無鏡堂) 문수종사 다례제 및 부도탑 제막식'이 바로 그것입니다. 문수스님선양사업회와 불교시민네트워크가 주최가 되어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과 동화사 주지를 비롯한 많은 불교계 인사들이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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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것은 지난해 문수스님 다비식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지난해 스님의 다비식장엔 자승 총무원장의 조화만이 덩그러니 참석할 뿐이었습니다.

그것은 당시 이명박 정권의 눈치만 살피는 조계종단의 모습으로 단적으로 보여주었고, 그것은 또한 많은 신도들과 시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한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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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일년 후엔 조계종단의 총무원장을 비롯한 동화사 주지까지 대거 참석을 한 것이니, 불교계가 이제야 제대로 자리를 잡아가는 것일까요? 불교계의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가는 이유입니다.

"큰 별을 잃었다. 그런 스님 열분만 계시면 나라가 바뀔 것인데 …… "

이날 추모제에는 스님을 기리는 많은 불자와 시민들도 함께했습니다. 서울에서 왔다는 조계사 불자 이현숙 보살(73)은 "나라를 건질 대스승이 가신 것"이라며 무척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녀는 특히 15년 전 해인사 선방시절의 올곧은 문수스님을 추억하면서 "어머니 마음으로 못 지켜드린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면서 오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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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녀는 대구경북지역의 불자들이 이 자리에 많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 일갈했습니다. "서울서도 이렇게 내려오는데, 정치적 입장을 떠나 대구경북의 불자들이 이런 자리엔 많이 와야 할 것이 아니냐"면서 지역의 현실을 개탄하기도 했습니다.

문수스님이 청도 대산사에 계실 때 3개월 가량 스님을 가까이서 뵙고 모셨다는 한 보살은 스님의 부도탑 주위를 시종 지키면서 스님을 추억했습니다. 그녀는 "스님은 정말 대단하신 분이시다 ……  우리는 큰별을 잃었다. 그런 스님 열분만 계시면 불교계가 바뀌고 나라가 바뀔 것"이라며 스님의 부재를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녀는 또 지난시절 스님을 추억하길 "마주 앉아도 언제나 한치의 허트럼도 없이 정좌를 했고, 말씀도 많이 없으신데, 그 앞에만 있는 것만으로도 절로 수행이 될 정도로 기품이 흘러넘친 분"이라 했고, 자신의 "남편도 스님을 만나 본 후 스님께 바로 반할 정도로 인품 또한 대단한 분"이라 스님을 추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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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마침 점심공양을 마치고 부도탑전에 온 문수스님의 친누님을 알아보고는 그녀의 두손을 마주잡고 마치 친 동기간양 정담을 나누더니 급기야 오열했습니다. 가슴에서 올라오는 깊은 슬픔을 억지로 참았는데 더이상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오는 듯 한동안 그렇게 오열하면서 스님을 추모했습니다.

이렇듯 스님의 부재를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이들이 이날  추모제에 참석해서 스님을 기억하고 스님의 남시신 뜻을 다시 한번 가슴 깊이 새겼습니다. 

스님 남긴 뜻, 4대강사업 중단시키는 것

스님이 남기신 뜻은 단순명쾌합니다. 뭇 생명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급기야 인간에게까지 위해를 입게 만들고야 말 4대강사업을 중단시키는 것 그리고 소외되고 가난한 이웃들을 보살피며 함께 살아가는 것, 그것을 위해서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불국토의 모습은 이런 것이 아닐런지요

스님은 현세의 불국토를 그렇게 정의하신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니 이날 참석한 조계종단은 특히 스님의 남기신 뜻을 깊이 세기고 그 불국토 실현을 위해서 더욱 용맹정진해야 할 것입니다. 그 시작은 아마도 4대강 토목사업을 지금이라도 중단시키는 것일 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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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놔둔다면 곧 시작될 올 여름 장마에 어떤 재앙이 닥칠지 모릅니다. 이미 그 징후들이 지난 봄비에 속속 드러났습니다. 제방이 유실되고 지천이 붕괴되고 내려앉고 말입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대재앙의 근원이 될 4대강사업을 막아내는 것이 불국토 실현을 위한 급박한 과제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스님의 뜻 그대로 4대강 사업은 지금 즉시 중지 폐기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