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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낙동강 합천군 덕곡면 율지교 아래서 귀이빨대칭이의 첫 발견,

그리고 24일 이 일대의 추가조사에서 발견한

아, 멸종위기 야생동식물1급종인 귀이빨대칭이의 거대한 무덤 ........


참으로 충격적인 현장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24일 지천인 덕곡천을 지나 낙동강변으로 나아가는 길에 하나둘 나타나는 귀이빨대칭이의 폐각들 ....

그러나 그때까지조차 그렇게 많은 죽음의 끝없는 행렬을

함께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습니다.


하나둘에서 수십개로, 수십개에서 수백개로, 수백개에서 수천개로,

그 귀한 존재들이 주검이 확인될 때 두 다리가 떨리고 심장이 마구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홀로코스트,

이를 어쩔 것인가?

도대체 이들의 죽음을 무엇으로 죄값음 할 것인가?


강물 속으로 채 기어가지 못하고 마른 뻘 속에서 말라죽어간 녀석들

물이 빠진 자리의 흙더미에 꽂힌 채 죽어있는 녀석들

불과 며칠 전에 폐사해 썩어가고 있는 녀석들

바위 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대로 굳어버린 녀석들

그리고 그들의 새끼로 보이는, 콩알 만한 조개 무리들의 집단 폐사 .......


이 모든 것들이 4대강 토건정부가 벌인 지울 수 없는 만행입니다.

낙동강의 과도한 준설로 강물이 3~4미터씩 빠졌고,

귀이빨대칭이의 서식처가 수면 위로 드러났고

그들은 결국 그곳에서 말라 죽고 .......


도대체 환경영향평가는 왜 있는 것이며?

(환경영향평가서엔 이 귀한 존재들에 대한 언급초자  없다)

그 환경영향평가란 것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하는 것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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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늘 그 만행의 현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귀이빨대칭이의 거대한 무덤의 현장에서 가졌습니다.


대구, 부산, 경남의 환경단체 실무자와 회원들이

뒤로 합천댐의 참으로 거대한 위용이 바로 코앞에서 잡히는 바로 그곳에서

귀이빨대칭이의 집단폐사의 주범인 4대강 토건사업을 규탄하며

이 사업을 당장 중단할 것과 이들의 생존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이 사태의 책임을 물어 국토부장관과 환경부장관 그리고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류승원 회장님은 그 자리에서

멸종위기 1급의 귀이빨대칭이의 특징을 설명하면서

이런 귀한 존재를 집단폐사케하는 것은 '세계적 망신거리'라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세계적인 망신거리 4대강사업으로 인해서 이제 국내에서 거의 멸종되어가는,

귀이빨대칭이의 어쩌면 마지막 서식처가 될지도 모르는 이곳마저 그 모습을 잃고 사라지게 생겼습니다.


준설에 따른 강물 오염과 수위변화, 그 수위변화에 따른 유속의 변화, 유속의 변화에 따른 역행침식 .....

이런 연쇄적인 파괴로 인해 낙동강은 서서히 그 생명력을 잃어갈 것이고,

그와 비례해서 이곳의 생명체들도 하나둘 사라질 것입니다.


오늘 이 귀이빨대칭이처럼 말입니다.

그들이 다 사라진 강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멸종위기종들의 집단 무덤인 이곳에서 자전거를 타면 과연 행복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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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인간임이 부끄러워지는 하루입니다.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이들의 죽음 앞에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다짐해봅니다.

이들의 죽음에 대한 그 죄값은 반드시 물게 해야 할 것이라고 ....


"왜 우리에게는 단죄의 전통이 사라진 것일까?"

누군가의 자조적인 독백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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