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폭 35m, 길이 10.5km의 상인~범물간 4차 순환도로를 건설할 예정이다.
4차순환도로는 다리 3개, 지하차도 1개, 5.5km 길이 터널 2개가 포함되어 있다.
  대구시 계획에 따르면 현재 사업시행자 결정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에 있고, 이 협상은 6월까지 마무리 될 예정이다. 이어서 실시계획 승인을 거친 다음 2005년 12월에 착공할 계획이다.
  시민단체의 재검토 요구에도 불구하고 도로건설 강행을 밀어붙이는 대구시. 대구시가 도로건설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과연 무엇인가?

  사업주가 제출한 환경영향검토서를 살펴보면 대구시 통과교통량이 늘어나서 차량소통이 저하되고, 앞산순환도로 상동교 구간이 용량한계에 도달하였다고 되어 있다. 또한 대구시는 동서간 통과교통량을 분산처리하고 민간자본을 활성화하여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한다는 목적으로 이 사업을 실시하려 한다. 그러나 대구시의 어려운 재정 형편 때문에 국비지원과 민간투자로 진행 될 예정이다.

  현재 이 앞산도로 건설과 관련해서 여러 군데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감사원의 감사결과에도 지적되었듯이 민간투자사업 전반의 문제점과 폐해가 드러난 데다, 그동안 대구시가 시행한 민간투자사업 대부분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뿐만 아니라 지하철부채와 무리한 건설 정책으로 인해 대구시의 재정은 큰 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이다. 민간투자사업은 민간사업자의 적정이윤을 시 재정으로 충당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므로 결국은 시민들에게 그 부담을 전가시키게 된다.
  범안로를 보더라도 차량이용률에 대한 충분한 사전조사 없이 건설되어 이미 많은 적자를 내고 있고, 대구시에서 적자를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4차 순환도로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앞산을 관통한다는 것이다. 공사측에서는 터널공사를 하기 때문에 환경문제를 최소화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터널공법 또한 앞산을 절단하는 것이므로 생태축이 완전히 망가지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대구를 대표하는 팔공산은 이미 골프장과 위락시설로 인해 망가질 대로 망가진 상태이고, 비슬산 또한 달성군에서 도로건설을 계획하고 있어 생태계 보전을 위협받고 있다.
  대구시민들에게 가장 가까운 산인 앞산조차 이제 4차순환도로 건설계획으로 망가질 위기에 처해진 것이다.
앞산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앞산은 대구도심에 자리 잡고 있는, 이름 그대로 대구시민 누구나 오르고 찾아가는 산이다. 주말이면 많은 시민들이 일주일의 피로를 잊고 휴식을 하듯 찾게 되는 것이 앞산인 것이다. 그런 곳에 도로를 만든다고 산을 절개해 버리면 대구 시민들은 어디에서 지친 심신을 달랠 것인가. 산을 흉측하게 쪼개고 바다를 메워버리는 행태가 여전히 경제성장의 이름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 시대의 개발논리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찾는다는 것은 참으로 암담한 일이다.

  대구시는 대외적으로 녹색도시, 환경도시를 표방한다고 홍보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 어떠한 시책을 시행하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면 그 구호가 허구라는 것이 금방 드러나게 된다.
  녹색도시, 환경도시가 나무 몇 그루 더 심고 공원 몇 개를 더 만든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청사진이 있어야 하고 대안이 있어야 한다.
  대구는 다른 도시에 비해 대중교통 이용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승용차 보급률도 상당히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로건설 확충만이 대안이 될 수 없다. 승용차 중심의 도로교통정책이 도시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더욱 악화시켜왔을 뿐이다.
  더구나 엄청난 규모의 예산이 들어가는 도로건설의 경우 면밀한 검토와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두고두고 큰 손실이 있을 뿐만 아니라 계속되는 사회적 갈등을 피해갈 수 없다.
  도로정책의 선진국들은 도로건설과 같은 대규모 개발사업을 실시하기 전에 제일 먼저 사전의견수렴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고 그에 필요한 여러 가지 대안이나 몇 가지 노선을 만들어 놓고, 최종합의한 후에야 비로소 공사에 착공한다.
  우리처럼 행정당국과 사업주가 독단적으로 사업을 밀어붙이고 난 뒤 일어나는 사회적 갈등 때문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는 않는다.

  대구시는 지금이라도 4차 순환도로건설문제에 대하여 시민공청회, 공개토론회와 같은 공개적인 논의 자리를 만들어 엄청난 규모의 예산낭비와 돌이킬 수 없는 환경파괴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구가 진정 녹색도시, 환경도시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승용차 중심의 교통정책에서 벗어나 대중교통정책이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획기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 담당 : 공정옥 사무처장 (426-3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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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녹색소비자연대, 대구참여연대,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지난 3월 24일, 4차 순환도로 건설과 관련하여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단체들은 성명서에서 1) 생태환경과 시민 재정부담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는 4차 순환선 건설을 재검토 할 것 2) 시민사회와 함께 조사, 검증, 정책결정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의사결정기구를 설치할 것 3) 도로확대 개발정책을 지양하고 대중교통의 획기적 개선을 통한 도시교통 해소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4차 순환선 건설을 지역사회의 토론과 합의, 충분한 검증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은 권위주의 시절에나 있을 법한 일로써 지방자치시대 민선자치단체가 할 일이 결코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다.
  성명서에서는, 물류의 이동, 도심교통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4차 순환로 건설 계획이 전혀 무의미한 것은 아니나, 노선 설정의 타당성과 생태환경의 보전 방안, 사업 방식 및 예산운영의 합리적 방안, 대중교통체계개선을 통한 도시교통 해소 방안 등에 대한 충분한 검증과 시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