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일의 사회복지 대안 영화제인 대구사회복지영화제가 올해 9회째를 맞이했습니다. 지역 26개 시민단체가 함께 준비한 이번 영화제에 대구환경운동연합도 함께 했습니다. 


빈곤·주거·의료·노동·교육·가족문제 등 복지 이슈뿐만 아니라 여성·환경·인권 등 다양한 주제의 영화 38편이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대구 중구의 독립영화관 오오극장에서 시민들과 만났습니다폐막을 하루 앞둔 10일 저녁 7시 <레이싱 익스팅션(Racing Extinction)>을 관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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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타이지 돌고래 학살을 파헤친 영화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의 루이 시호요스 감독이 이번에는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멸종위기종의 참혹한 수난사를 다뤘습니다.




샥스핀 요리 때문에 지느러미가 마구 잘려나가는 상어, 무분별한 만타 가오리 사냥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려는 인도네시아 작은 마을, 멸종위기종의 불법 포획과 암거래의 실상, 지나친 육식으로 황폐해지는 자연, 산성화 되고 식물 프랑크톤이 사라지는 바다, 이산화탄소와 메탄으로 인한 기후 변화 문제 등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숨 막히는 90분의 상영이 끝난 후 이어진 시네마토크 시간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이 우리 지역의 멸종위기종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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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의 흰수마자, 물떼새와 먹황새, 낙동강의 두루미와 수달, 화원동산 하식애의 삵과 수리부엉이. 영주댐부터 4대강 보, 탐방로 공사까지. 굳이 지구 반대편까지 가지 않더라도 바로 우리 가까운 곳에서부터 끊임없이 이들의 서식처를 파괴하고 있었습니다.

 

무자비하게 지구별을 망치기만 하는 인간들이 과연 생태계와의 공존을 이뤄낼 수 있을까요?

 

한 장의 사진이 가진 무게와 파급력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감독은 사람들에게 시각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들을 시도합니다.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진실들을 보여주기 위해 특수 제작한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자동차와 공장,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찍어서 보여줍니다.

 

멸종위기종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소리를 들려주면 사람들이 이들을 보호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대규모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됩니다.

 

수백 종의 멸종위기종 이미지를 뉴욕 도심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유엔 건물, 공장 외벽에 빔프로젝터로 쏴서 메시지를 전합니다.

 

지구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종들의 마지막 울음소리와 마지막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무엇을 느끼게 되었을까요?

 

영화 막바지엔 무엇이든 하나씩 시작해보자. 바꿔나가자.’#StartWith1Thing 캠페인을 소개합니다.

 

멸종을 막아내는 일,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일, 지구를 지켜내는 일, 모두가 나 혼자 풀어가기엔 너무나도 큰 과제입니다. 하지만, 그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나 자신의 작은 변화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영화에 나왔던 말처럼 어둠을 탓하기보다 촛불 하나를 키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고, 더 늦기 전에 우리가 꼭 해야 하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