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물하천팀에서는 내성천을 다녀왔습니다. 영주댐에서 방류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방류를 하자 내성천 전구간의 강물이 구정물 같은 탁수로 변해버렸습니다. ... 

그 모습을 보고 정말 영주댐은 낙동강 수질 개선의 방법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했습니다

관련하여 현장 소식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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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방류하자, 내성천에 꾸정물이 콸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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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성천 하류 회룡교에서 본 내성천의 모습. 탁한 물길이 흘러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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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룡교에서 바라본 내성천의 물길. 얕은 곳에선 겨우 모래톱을 볼 수 있다. 비교적 맑게 보이는 곳이 이 정도의 물길이다



“어 이게 무슨 일이지? 내성천의 강물이 왜 이렇게 탁해졌지? 비가 온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지난 18일 겨울 내성천을 조사하던 기자의 입에서 반사적으로 나온 소리입니다. 1급수의 맑은 물이 흘러야 할 내성천에서 탁수가 흘러내리다니요? 더군다나 물이 맑아지는 겨울철에. 그것도 최근에는 비도 내리지 않았는데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영주댐 방류하자, 내성천에 탁수가 펄펄


경북 봉화와 영주, 예천군을 흐르는 내성천에선 올 겨울 특별한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 연말부터 내성천 중상류에 들어선 영주댐에서 방류를 시작한 것입니다. 지난해 여름부터 시험담수로 물을 가두었고, 그렇게 가둔 댐의 물을 지난 연말부터 방류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그런데 영주댐은 시험담수를 시작하자마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물을 가두자 지난해 여름 극심한 녹조현상이 나타난 것이지요. 4대강사업 후 낙동강에서 보았던 그 녹조현상이 영주댐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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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여름 담수를 시작하자마자 영주댐엔 심각한 녹조 현상이 찾아왔다. 



그래서 지난여름에는 “이런 물로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한다고?”라는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영주댐의 주목적은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녹조라떼 영주댐 물로 녹조라떼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올 겨울에 또 있을 수 없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 것입니다. 방류를 시작하자 내성천 전체가 탁수가 돼버린 것입니다. 댐의 방류가 시작되는 중류부터 낙동강과 만나는 최하류까지 내성천의 전 구간이 탁수로 물들어버린 것입니다.


그 맑고 잔잔한 겨울 내성천은 어딜 가고, 물은 많아지고 꾸정물 같은 탁수가 흘러드는 내성천으로 바뀌어버린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지난해 영주댐에 갇혀 썩은 물이 흘러내리며 내성천 전 구간을 꾸정물로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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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댐 바로 직하류에서 바라본 내성천의 물길. 심각한 탁류가 흐르고 있다



영주댐 방류가 내성천 탁수의 원인


내성천의 탁수가 영주댐 때문이란 것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냐고요? 왜냐하면 내성천 전구간을 다니면서 두 눈으로 직접 목격을 했기 때문입니다. 댐 직하류의 미림마을 미림교부터 저 하류 삼강유역까지 직접 조사를 했습니다. 내성천에서 특별히 새로운 공사를 시작한 곳도 없어서 공사 때문에 탁수가 발생했을 수도 없습니다.


또한 같은 날 내성천으로 흘러들어오는 지천들의 수질 상태를 비교했더니, 그 지천들의 수질은 아주 맑았기 때문입니다. 늘상 내성천에서 보아왔던 그 수질 그대로의 강물이 지천에서 흘러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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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진교에서 바라본 내성천 물길의 모습. 탁수가 가득하다. 바닥이 전혀 식별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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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진교 바로 위에서 내성천으로 들어오는 지천인 한천의 같은 날 모습이다. 강바닥의 모래가 다 보이는 이전의 내성천 모습 그대로 맑다



지천의 강물은 맑은데 내성천 본류의 물은 탁하다면 내성천 본류에 문제가 생긴 것이고, 그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는 것은 영주댐 방류뿐인 것입니다. 영주댐의 갇힌 물이 지난 여름 내성천 녹조라떼를 만들었고, 가을에는 간장색 강물을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그 썩은 강물이 댐에서 내려오자 내성천이 저 하류까지 꾸정물로 물들어버린 것입니다.


그 꾸정물은 결국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갑니다. 낙동강은 이미 자연정화시스템이란 것이 모두 망가진 상태이기 때문에 내성천의 꾸정물이 낙동강으로 흘러들면 낙동강 보에 의해서 갇힌 낙동강물은 더욱 썩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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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장색 물이 가득한 영주댐. 이런 물이 하류로 내려가면서 탁수를 만들고 있다 



그러면 올해 초여름에는 더욱 극심한 낙동강 녹조가 예상이 되고, 낙동강 수계의 1300만 시도민은 더욱 심각한 수질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낙동강 수질 개선은커녕 내성천 수생태를 더욱 망친다


이것이 어떻게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는 것인가요? 영주댐은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기는커녕 낙동강의 수질을 더욱 망가트리는 요소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올 겨울 영주댐 방류가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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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댐의 방류. 가두었던 물이 힘차게 흘러나오고 있다. 그런데 간장색의 썩은 강물이다.



낙동강 수질문제뿐만 아닙니다. 이제 내성천에서 겨우 목숨을 유지하고 있는 한반도 고유종이자 멸종위기1급종인 흰수마자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맑고 얕은 물길을 좋아하는 흰수마자에게는 치명적인 환경으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또 겨울마다 내성천을 찾는, 역시 멸종위기종인 먹황새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먹황새나 백로, 왜가리 같은 종은 얕은 물길에서 물고기를 보면서 사냥을 해먹는 조류들이기 때문에 물은 깊고 탁해지면 물고기를 잡기 어렵게 된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이렇듯 야생동물들의 생존에도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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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얕은 물길에서 눈으로 보고 물고기를 사냥하는 멸종위기종 먹황새에게는 물길이 깊어지고 탁수가 흐르는 내성천은 

생존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또 내성천은 그 인근 주민들의 식수원입니다. 예천 지역의 주요 식수원이 내성천입니다. 내성천 탁해지면 이곳의 먹는물 수질은 나빠질 수밖에 없고, 정수비용 또한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영주댐의 결과입니다. 지난 한해 영주댐은 시험담수란 것을 했고, 이번 겨울에는 그렇게 가둔 물을 빼는 방류까지 해보았습니다. 그러자 고인물에서는 녹조라떼가, 흘러보내는 물에서는 꾸정물 같은 탁수가 흘러나왔습니다. 이런 물로 낙동강의 수질을 어떻게 개선시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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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댐에서 바로 흘러나온 강물입니다. 이런 구정물로 어떻게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시킬 수 있을까요? 


그렇지요. 영주댐의 목적은 잘못된 것입니다. 영주댐으로는 낙동강의 수질을 결코 개선시킬 수 없다는 것이 영주댐의 시험담수 기간에 확인된 사실입니다. 그러니 영주댐은 필요없는 댐입니다. 하루빨리 철거되는 것이 국민경제를 위해서도, 낙동강을 위해서도, 무엇보다 국보급 하천 내성천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