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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를 찾은 겨울 손님인 철새들. 이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대구환경운동연합 회원들과 시민들은 지난 설 직전인 1월 29일에 이어 

2월 9일 일요일 다시 낙동강 해평습지를  찾았습니다.


인근 칠곡군 정미소에서 나락 320킬로그램을 구매해 차에 싣고서 

낙동강 중류 최대의 철새도래지 해평습지로  향한 것입니다. 


낙동강 해평습지는 현재 고니 200여 마리와 쇠기러기 4,000여 마리, 청둥오리 2,000여 마리 

등이 도래해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정오 무렵 도착한 해평습지는 4대강 공사로 과거의 모습은 사라지고

거대한 호수로 변한 모습이었습니다. 

그 거대한 호수 한 모퉁에서 고니떼가 쉬고 있을 뿐 일대는 조용했습니다.

간간히 청둥오리가 날아오를 뿐 가장 많은 개체가 도래한 쇠기러기 무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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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벌써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는 않았나 걱정을 하면서 

일행은 조심스레 낙동강가 둔치로 내려가 

그동안 구미시에서 먹이를 뿌려주던 그곳 강변 둔치에 

320킬로그램의 나락을 골고루 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굶주린 녀석들이 

이나마 먹이를 먹고 어서 기운을 회복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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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겨울철새는 정부가 섯불리 낙인찍은 것과 같이

AI의 주범이 아니라 오히려 희생자들입니다. 


이번에 국내에서 발발한 H5N8형 고병원성 AI와 같은 바이러스는 그동안 

철새에게서 발생한 적이 없고, 공장식 축산 환경의 집단사육 농장에서 발생했을 뿐이란 것이 

환경단체와 국내외 독립적인 조류 전문가들의  공통된 증언입니다. 


먹이가 턱없이 부족한 철새들이 축산농가 인근으로 떠돌다가 

오히려 농장 인근에서 감염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철새가 도래한 시기나 죽은 개체 수 등을 종합했을 때 

철새가 숙주는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해오던 먹이 나누기 활동의 중단은 철새들의 이동을 더욱 촉진시킬 뿐입니다. 

그러니 매년 해오던 대로 먹이 나누기 활동을 하면서 

철새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AI 확산을 방지하는 데 

더 중요한 일이라 봅니다. 


그러니 구미시와 환경청의 먹이 나누기 활동 재개를 촉구해봅니다.

공장식 축산이란 근본적인 문제를 도외시한 채

철새들에게 억울한 누명을 뒤짚어 씌우는 일은 이제 그만두길 바랍니다. 


철새들이 건강해야, 우리 인간도 건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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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배고픈 철새들 먹이 나누기 활동에 함께해준 이현순 샘, 박동인 아우, 박준하 군, 

그리고 대구환경연합의 백재호, 정숙자 처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이만 줄입니다. 



글/사진 기록  정수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