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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8일 오후 2시, 달성습지 강변 주차장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대구4차 순환선 성서-지천간 고속국도'로 인해 훼손될 위기에 처한 달성습지를 돌아보며 그 생태적 가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달성습지보존대구시민대책위에서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달성습지 현장특강], 그 첫 번째 시간으로 계명대학교 생물학과 김종원 교수님의 '2015 대구경북 세계물포럼과 서대구 달성습지' 강의를 듣기 위해 많은 분들이 모이셨습니다. 시민단체를 비롯해 산책 나온 가족들과 지나가던 시민들까지 70여 명이 넘는 분들이 교수님의 열띤 강의를 귀 기울여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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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낭송으로 문을 연 강의는 역사적 배경과 생물학적 지식을 넘나들며..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연스레 이어졌습니다.
뚜루루~ 뚜루루~ 세계 최대 두루미 월동지가 된 일본 가고시마 현의 이즈미 시(市)에 대한 이야기는 자연을 대하는 우리나라 정책의 현주소를 되돌아보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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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걷고 있는 이 제방 바로 옆으로 1.2m 높이로 흙을 쌓아 고속도로가 들어서고 또 2m의 콘크리트 옹벽이 2km가량 세워지게 됩니다. 한 번 그 모습을 상상해 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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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습지 안으로 발걸음을 옮겨 몇몇 곳을 둘러보면서 자세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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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 물억새와 갈대와의 차이점을 시작으로 C3, C4식물 이야기에 이어 선버들, 왕버들까지 달성습지 생태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자리 잡은 달성습지는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생태민감지역으로 그 생태적 가치가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귀중한 자연 유산임에도 보호받기는커녕 바로 옆에 도로가 들어선다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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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안경이나 망원경으로 아이들과 함께 새를 탐조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다시 수많은 흑두루미와 철새들의 날갯짓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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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적으로 습지 복원이 이루어졌던 웅덩이도 가보았습니다. 보로 인해 수위는 높아지고 강이 점점 호수화 됨에 따라 새들이 쉬어갈 모래톱은 사라지고 버드나무들은 숨 쉬지 못하고 말라가고 있었습니다. 강은 보로 막고 도로만 여기저기 뚫을 것이 아니라, 4차순환도로는 막고 보를 뚫어 강을 다시 흐르게 해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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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달성습지를 알아 가게 되고 그 생태적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게 된다면 4차순환고속도로로부터 달성습지를 지켜내게 되리라 믿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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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했던 날씨만큼이나 따스한 미소들을 마지막으로 담으며.. ^ㅡ^  [달성습지 현장특강], 다음 시간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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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낙조를 보며 '4차순환고속도로가 들어서면 등 뒤로 드높은 옹벽이 드리워지고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제방 위에서 아름다운 달성습지의 하늘빛을 바라보게 되겠구나'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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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아이들과 미래의 후손들을 위해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거창한 담론이나 당위를 굳이 이유로 들지 않더라도

자연에 대한 인간의 무한 삽질과 갑(甲)질을 이제는 멈춰야 할 때가 아닌가.. 되돌아봅니다.



* 글/사진 :) 계대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