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일) 낙동강 어민들의 선상시위가 있었습니다. 

강의 죽음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고,

강의 죽음은 바로 어민들의 죽음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그들이 선상시위에 나선 이유입니다. 

그 현장에 함께하고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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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JPG ▲  낙동강 어민들이 100여 척의 배를 몰고 낙동강 하굿둑 앞으로 선상시위를 하기 위해 몰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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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JPG  낙동강 어민들이 100여 척의 배를 몰고 낙동강 하굿둑 앞에서 선상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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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하굿둑은 국가재난이다. 하굿둑 수문 전면 개방하라. 어민의 뜻 무시하는 수자원공사 사장은 즉각 사퇴하라. 낙동강은 죽어가는데 수변도시가 웬말이냐 에코델타시티 중단하라."

지난 6월에 이어 8월 30일 낙동강 어민들이 다시 대규모로 뭉쳤다. 100여 척의 배에 나눠 탄 어민은 배 위에 서서 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들의 목소리는 수자원공사 건물 외벽을 타고 흘러 낙동강 하굿둑 주변을 쩌렁쩌렁 울렸다. 마치 분노에 찬 그들의 외침이 비수가 되어 수자원공사를 후려치려는 듯이.

"어민들의 분노는 정당합니다. 낙동강은 보로 막혀 해마다 녹조라떼로 오염되고 있고,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맹독성 남조류로 오염된 강물을 먹고 물고기에서부터 농작물에까지 독성물질이 나오고 있으니, 어민들이 왜 화가 나지 않겠습니까? 폭동이 얼어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입니다."

집회에 참여한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임희자 정책실장의 말이다. 그렇다. 낙동강에서 지난 2012년 4대강 보 담수 이후로 매해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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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에서 발견된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 맹독성 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을 함유하고 있는 남조류가 낙동강에서 대량 창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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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 8월 28일 낙동강을 찾은 일본의 대표적인 조류학자 다카하시 교수와 박호동 교수에 따르면 낙동강의 조류는 이미 맹독성 남조류인 마이크로시스티스 에르기노사(microsystis aeruginosa)가 우점하고 있다고. 녀석은 맹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을 내뿜는 종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에서 다카하시 교수가 행한 연구를 보면, 맹독성 남조류로 오염된 강물로 키운 벼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다고 한다. 녹조 번무현상을 통한 맹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으로 인한 광범위한 오염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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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하굿둑 앞에 심각한 녹조가 펴 있다. 그 위를 왜가리 한 마리가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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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각한 녹조가 번무한 낙동강 하굿둑 앞을 낙동강 어민들이 100여 척의 배를 몰고 몰려와 선상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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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지난 7월 낙동강 국민조사단의 수심별 용존산소 조사에 의하면 강바닥은 지금 용존산소가 거의 없는 산소 제로지대가 되어버렸다. 물고기가 살 수 없는 환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상황이니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하굿둑과 4대강 보로 막힌 낙동강은 해마다 녹조가 창궐하고, 산소가 고갈되는 죽음의 강으로 변해버렸다. 이런 곳에서 물고기가 잡히길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이다. 어민들이 왜 배를 끌고 수자원공사 건물 앞으로 모여서 분노에 찬 함성으로 외치고 있는지 그 이유를 잘 알 것 같다. 어민들은 한목소리로 낙동강의 심각한 생태환경의 변화를 고발했다. 어민 장덕천씨의 말이다. 

"4대강사업으로 강은 넓고 깊어졌지만 물고기의 수와 종류는 턱없이 줄어들어 조업을 해도 먹고 살 수가 없다. 예년에 비해 1/10 수준도 고기가 잡히지 않는다. 잡히는 고기도 죽어서 올라오기 일쑤다. 한마디로 강이 죽어 가고 있다." 

강의 죽음은 어민들이 죽음... 사생결단의 자세로 싸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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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어민들은 한목소리로 외쳤다. 낙동강 하굿둑을 개방하라, 4대강 보의 수문을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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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어민들은 한목소리로 외쳤다. 낙동강을 살려내라!!. 4대강 보의 수문을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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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은 이처럼 1000여 명 낙동강 내수면 어업 종사 어민들의 삶마저 앗아가려 한다. 어민들의 목소리가 다급한 이유다. 그러나 어민들의 요구는 단순하다. 별 쓸모도 없는 하굿둑과 4대강 보의 수문을 열어달라는 것이다. 그러면 물이 유통하면서 물고기가 올라오고 강 생태계가 다시 살아날 것이고, 덩달아 어민들도 살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수자원공사의 입장은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고 한다. 낙동강 내수면 연합회 한희섭 사무국장의 말이다. 

"수자원공사는 두 차례의 어민들이 시위에 대해 현재 아무런 입장과 연락이 없는 상태다. 어민들을 무시하는 수공의 행태에 더 화가 난다. 어민들은 소득이 전혀 없다. 하루 하루 먹고 사는 게 힘겨운데 묵묵부답으로 방관만 하고 있으니 더 화가 난다. 그렇지만 어민들은 사생결단의 자세로 싸울 것이다. 이래 죽으나 굶어죽으나 마찬가지다. 수자원공사 본사로 올라가 항의할 것이고, 국토부도 찾아가 수문 개방을 요구할 것이다." 

4대강 보 담수 이후 녹조라떼에 이어 물고기 떼죽음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다. 낙동강이 하루하루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강의 죽음은 인간의 삶마저 망쳐놓고 있다. 낙동강 1000여 명의 어민들은 그동안 강과 함께 살아 왔다. 강의 죽음은 이들의 죽음을 이야기한다. 4대강 보의 수문을 열어야 한다. 그래야 강이 살고 어민들이 산다. 정부당국은 언제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할 것인가? 어민들이 다 죽고 나서야 수문을 열 것인가. 어민들은 지금 그것을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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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어민들이 수자원공사 앞으로 배를 타고 몰려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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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어민들이 낙동강 하굿둑 앞 사자원공사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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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정수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