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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강 하중도 바로 옆을 흐르는 금호강의 모습. 버드나무군락이 하천의 끝선을 장식한 아름다운 하천의 모습이다. 


지난 27일, 전 주에 이어 금호강 생태조사에 나섰다. 이번 조사의 첫 일정은 1차 조사(대구 금호강 수질악화 주범... 철거할 때 왔다) 때 들어가보지 못한 금호강 하중도를 방문하는 것으로 잡았다. 대구 명소로도 알려져 있는 하중도로 들어가기 위해선 강의 좌안 쪽에 난 신천대로를 타야 한다. 신천대로를 빠져나오면 이내 금호강 둔치와 만나고, 그 둔치에 새로운 도로가 닦여 있다. 그런데 도로 폭이 너무 넓다. 
 
하중도로 들어가는 시작부터 눈에 거슬린다. 하천 안에 길을 내는데 이렇게 넓게 내어야만 했을까? 밤이 되면 이곳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야생동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러나 이는 가까이서 하중도를 조망하는 순간, 너무 순진한 생각임을 알게 된다. 간혹 그 일대를 지나가면서 개발된 하중도를 보곤 했지만, 가까이서 보니 그 느낌이 사뭇 달랐다. 

인공화된 섬 하중도로 들어서다
 
노곡동으로 들어가는 다리인 노곡교 위에서 내려다보는 하중도는 아름다움을 느끼기엔 너무 넓었다. 거대한 정원이 펼쳐져 있고, 그곳에선 누렇게 익어가는 청보리 들판을 만날 수 있다. 청보리밭의 누런 물결이 하중도의 거의 끝자락까지 이어져 있어 보는 이를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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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굑교에서 바라본 하중도. 인공 정원이 눈앞에 펼쳐지고 그 너머에 드넓은 청보리밭이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지금은 청보리가 자라고 있으나, 곧 수확을 할 것이고 이후엔 다른 꽃을 심게 된다. 계절마다 다른 계절초를 심어 사시사철 꽃밭 같은 정원을 만드는 것이 대구시의 계획이다. 이른바 지방정원을 만들었다가 국가정원으로 승격시킨다는 것이 대구시가 '금호강 그랜드 가든 프로젝트'에서 밝힌 계획이었다.
 
수십만 평에 달하는 이 하중도에 청보리에 이어 또 어떤 작물을 심을까? 그래서 또 얼마나 인공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려 할 것인지 지금부터 걱정된다.
 
노곡교에서 하중도로 내려서니, 청보리밭이 더욱 가까이 와닿았다. 청보리밭 앞은 그야말로 정원이다. 관리인으로 보이는 이들은 그 정원에 연신 물을 뿌려대고 있었다. 금호강 강물을 끌어다가 정원에 뿌리고 있는 것이다. 철저히 관리된 자연이 이식된 것이다. 뒤편의 꽃밭에는 물 뿌리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다. 


DSC_3712.JPG ▲  금호강 강물을 끌어와 정원에 물을 주고 있다. 하중도는 철저히 관리되어 조성된 인공섬이란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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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중도가 끝나면 펼쳐지는 금호강 상류의 모습이다. 아름다운 습지의 모습을 한 금호강이 펼쳐진다. 인공섬 하중도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 꽃밭 너머엔 하중도와는 너무 대조적인 금호강이 펼져져 있다. 버드나무 군락이 드문드문 자라난 자연스럽고도 아름다운 습지의 모습을 한 금호강이 펼쳐져 있었다. 
 
청보리밭과 물억새군락
 
다시 청보리밭으로 향했다. 철저히 관리된 밭이지만 누렇게 익어가는 청보리가 주는 매력은 있었다. 절기는 분명히 꽃을 피우는 봄인데, 벌써 가을 수확철의 풍경을 보여주니 말이다. 누렇게 익은 청보리밭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걷다가 보리밭의 끝에 섰다. 뒤돌아보니 온통 황금빛이다. 드넓은 황금빛 들판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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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빛 물결이 펼쳐진 금호강 하중도 청보리밭의 모습. 이 보리를 걷어내고 무슨 꽃을 심게 될까?  


그렇게 청보리밭은 끝이 났고, 이어서 나타난 것이 물억새 군락이다. 청보리밭에 비하면 너무 소박했다. 인간이 손을 대지 않고 자연에 맡겼다면 원래 이곳의 터줏대감 역할을 해야 할 식물이다. 이 하중도를 그냥 두었다면 저 물억새가 대규모 군락을 이루어 자리를 잡았을 것이다. 문득 '청보리밭과 물억새 군락지의 규모를 서로 바꾸었다면 좀 더 자연스러운 자연의 모습에 가까운 하중도가 되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물억새 군락지 안에 난 넓은 길을 걷는데 갑자기 고라니 한 마리가 불쑥 튀어나왔다. 놀람보다는 반가움이 앞섰다. 이 인공의 자연에도 녀석들이 자리를 잡았구나 싶어 대견스러운 한편, 얼마나 쉴 곳이 없으면 이곳까지 왔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아무튼 야생동물들이 종종 이곳 하중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걸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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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보리밭이 끝나면 이렇게 물억새군락지다 나타난다. 그런데 그 규모가 너무 작다. 청보리밭과 맞바꾸었으면 어떨까?   


왜냐하면 하중도는 생태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접근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야생동식물들의 중요한 서식처 기능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이 생태적으로 개발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인공적인 섬이 되었고 야생이 설 자리 또한 없어졌다. 

백번 양보해서, 위에 언급한 것처럼 꽃 정원을 조성하더라도 야생에 어느 정도의 공간을 내어줄 수는 없을까? 설상가상 이곳에 경관 조명까지 설치하겠다는 것이 대구시 계획인데, 안타깝기만 하다. 이 중요한 생태적 공간을 어디까지 개발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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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서 본 하중도. 철저히 인공섬으로 개발되고 있다. 자연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 자연과이 조화로운 개발은 안 되는 것일까? 


1차에 이어 이번 조사에도 동행한 대구환경운동연합 권정택 운영위원은 "반생태적 토목공사일 수밖에 없는 이런 전근대적인 하천 개발 계획은 21세기 이제는 중단되어야 하지 않나"라며 "방문자들의 SNS용 사진 한 장의 역할을 할 뿐인 이런 인공정원 사업은 이제는 지양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대구시의 생태적 각성이 정말 필요한 대목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생태적 금호강 하중도 개발을 위한 제언
 
기자에게 이 현장 소식을 전해 들은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대구교사모임'의 전 대표이자 현 전교조 대구지부장인 임성무 교사는 다음과 같이 대구시에 요구할 것을 제안했다.
 
"하중도는 수달이 잠자는 집이니 그나마 분명히 야생의 공간을 살려두기로 했다. 서울 밤섬처럼 되돌리거나 안 되면 일단 최소한 달성습지처럼 인간의 공간과 자연의 공간을 구별하고, 일몰 전에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시간이되, 해지고 뜨기 전에는 야생의 시간으로 두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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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섬 하중도와는 달리 금호강은 생태적으로 건강한 모습으로 펼쳐져 있다. 

 

이 현장 소식을 전하면서 하중도의 바람직한 개발 계획을 묻는 질문에 김종원 식물사회학 박사(전 계명대 교수)는 다음과 같은 깊은 탄식과 함께 역제안을 보내왔다.
 
"현재의 인공 초화원 같은 공원화는 향후 각종 민원을 발생시킬 것이다. 예기치 못한 협오 벌레(날파리 등)의 (대)발생, 고인 물터에서 악취, 초화원 유지보수를 위한 대량의 유기물 유입으로 하천수 부영화 기여 등등. 하도 내 이런 수준의 공원화에 관한 해외 사례나 롤모델을 제시해 보라!
 
미래 비전이 없는 하도내 공원화는 우둔한 시정이다. 대구의 역사의식, 이에 걸맞은 금호강과 어우러지는 '자연생태습지공원'으로 전면적 기획을 재설계하라. 즉 하중도를 이용하고자 한다면, 금호강의 야생과 사람이 시공간적으로 어우러지는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하천 하중도 이용 방안을 재설계하라."

 
대구시장이 이런 절절한 제안을 듣고 전폭적으로 수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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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중도 끝자락에 남은 자투리 땅. 이곳마저 개발하려고 땅을 밀어두었다. 이곳엔 과연 무슨 인공 시설물이 들어오게 될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하중도의 끝자락까지 가본다. 하중도의 끝자락까지 개발의 바람은 이어진다. 그곳엔 화려한 새로운 진입 교량까지 설치해 두었다. 하중도의 남북으로 양쪽 맨 끝에 진입할 수 있는 두 개의 길을 내어둔 것이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자연을 대할 때 인간은 조금의 불편함은 가져야 한다. 그것이 자연을 침범한 인간이 가져야 하는 최소한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비닐하우스가 점령한 하중도에서 그것을 걷어내는 것까지는 좋았다. 이곳을 생태적 개발을 하겠다는 애초의 대구시의 계획은 도대체 어디로 갔는가? 김종원 박사의 일갈처럼 철학이 부재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자연과의 공존이라는 화두는 지켜야 하지 않았나, 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철저하게 인공의 공간으로 만들어버린 이곳에서 탐방객들은 과연 무엇을 느끼고 돌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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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억새군락. 하중도를 그냥 자연이 알아서 성장하도록 두었다면 하중도를 뒤덥게 될 물억새군락이다. 이 물억새군락이 드넓게 펼쳐진 자연스러운 모습의 하중도를 보고 싶다.  


지금이라도 방향을 틀어야 한다. 이곳에 수중보까지 건설해서 유람선을 띄우고, 새로운 산택길을 내고 경관조명까지 설치해 야간 탐방객까지 맞을 너무도 반생태적으로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 대구시에 이런 제안이 통할까 싶지만 그래도 외쳐본다.
 
제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철학 자체를 바꾸길 진실로 바라본다. 자연과의 공존이란 원칙에 입각한 새로운 생태적 계획이 절실히 필요한 대목이다. 마침 지방선거가 눈앞에 와 있다. 부디 다음 대구시장은 '생태적 마인드'를 갖추고 인공화된 섬 하중도 개발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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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하천 금호강 저 위로 하중도를 넘어들어오는 새로운 교량이 서 있다. 저 교량을 통해서도 탐방객들이 하중도로 걸어들어올 수 있도록 해두었다.   


우리 일행은 하중도를 뒤로 하고 금호강 달서천 합류부를 거쳐 금호강을 따라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빚어놓은 천혜의 자연습지 달성습지로 향했다. 그 소식은 다음 기사에서 이어진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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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중도를 벗어난 금호강은 이렇게 싱그럽다. 버드나무군락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생태조사 일행은 하중도('황금빛 물결'의 하중도 청보리밭 ... 걱정이 밀려왔다)를 뒤로 하고 금호강을 따라 하류로 더 내려갔다. 인공의 섬을 벗어난 강은 싱그러웠다. 신록의 버드나무군락이 군데군데 자라나 강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물길은 낮았고 비교적 맑은 물이 흘러내려갔다.
 
그동안 숱하게 보아온 낙동강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었다. 낙동강이 물길이 막혀 죽은 강이라면 금호강은 생생히 살아 흐르는 강이었다. 강을 따라 내려가자 이내 금호강은 지천인 달서천을 만날 수 있었다. 달서천으로부터 고정적인 물이 계속 공급돼서 그런지 금호강 강물이 제법 풍성해 보였다.
 
'시궁창'이었던 달서천의 놀라운 변화
 
달서천은 산업화 시절 참으로 악명이 높았던 곳이다. 거의 시궁창을 방불케할 정도였다. 달서천 주변엔 그 유명한 염색산업단지가 있다. 산업화 시절엔 염색을 하고 난 뒤 만들어진 화학약품이 첨가된 폐수가 그대로 강으로 유입돼 논란이 됐었다. 
 
당시 이 때문에 금호강은 더욱 썩어갔다. 죽은 물고기가 떠오르고 기형 물고기가 목격되기도 했다. 악취가 코를 찔렀다. 그 원인을 제공했던 달서천의 현재의 모습이 무척 궁금했다. 과연 달서천은 어떻게 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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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서천의 놀라운 변화.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물이 맑았고 주변엔 수생식물들도 자라나 제법 생태하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그동안 이 주변도 많이 변했다. 아직 염색산업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으나, 산업화 시절보다는 못하고, 달서천 하류에 하수처리장도 만들어졌다. 그 덕분에 염색단지의 오폐수는 대부분 하수처리장을 거쳐 2급수 물로 정화되어 다시 금호강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그 과정을 목격할 수 있었다. 산업화 시절 시궁창과도 같았던 달서천은 맑은 강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변해있었다. 지자체에서 벌인 생태하천조성사업 때문인지 수변식물도 자라고 있었고, 비교적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드문드문 산책하는 시민들도 보였다. 이 정도면 살아있는 하천으로 돌아온 셈이라 볼  수 있을 듯했다. 다만 달서천 양쪽으로 산책길을 다 만들어 놓았는데, 이 건 좀 반생태적인 방식이다. 인간이 한쪽을 차지했다면 다른 한쪽은 자연에 내어주는 생태적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금호강 최대의 자연습지 달성습지를 가다

달서천의 기분 좋은 변화를 뒤로 하고 우리 일행은 낙동강과 금호강이 빚어 만들어놓은 자연습지인 달성습지로 향했다. 금호강의 맨 하류에서 낙동강과 만나 빚어놓은 천혜의 자연습지가 바로 달성습지다.

그 면적이 2㎢에 달한다. 이곳은 다양한 생명들을 품고 있어서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곳이다. 삵, 너구리, 고라니, 수리부엉이, 참매, 솔부엉이 등 다양한 동식물들이 살고 있는 천혜의 보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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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강 최대의 자연습지 달성습지의 초입이다. 금호강과 습지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 

 
이곳은 일체의 개발이 허용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철저한 보존 위주의 관리정책이 펼쳐져야 한다. 인공으로는 절대로 만들 수 없는 야생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처음 와보는 이들은 "대구 도심과 가까운 곳에 이런 곳이 있었나" 하며 놀라워한다. 그만큼 야생미가 절절 넘친다고 해야 할까.
 
특히 갈대군락으로 이루어진 곳은 예전 모습 그대로다. 이날 그 야생의 영역으로 들어가 보았다. 진입도로가 따로 없기 때문에 갈대 수풀을 헤치고 들어가야 한다. 대구시가 달성습지 탐방나루조성사업을 벌이고 나서는 기존의 길도 다 폐쇄해놓았다. 그래서 습지로 들어가는 길은 더욱 거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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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대군락이 드넓게 펼쳐진 달성습지. 도심과 가까운 곳에 이런 야생의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힘겹게 수풀을 해치고 들어가니 예전의 정겨운 오솔길이 나타나고 그 다음부터는 비교적 쉽게 조사를 할 수 있었다. 식물이라야 대부분 갈대들이고 드문 드문 나무들이 보일 뿐이다. 길은 새로 수로가 놓인 곳까지 이어져 있다. 달성습지 탐방나루조성사업을 하면서 달성습지에 새로 낸 수로에는 물이 조금밖에 없었다.
 
저 아래 달성보가 수위를 50cm 정도 내렸고 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지 50cm를 내렸을 뿐인데도 수로에 물이 이렇게 마르니, 달성보의 수문을 본격적으로 열게 되면 이 수로에는 물이 다 빠져나가버려 수로 역할을 못하게 될 터이다. 그럴 때 대구시가 과연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물을 채우라고 요구할는지 아니면 무용지물 수로를 그냥 바라보고만 있을지.
 
흑두루미 도래지의 복원을 위하여
 
그런데 수로를 따라 갈대숲을 밀고 길을 내어놓았다. 뭔 새로운 길을 내어놓았나 싶어 그 길을 따라 들어갔더니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꽤 면적이 있는 습지를 만들어놓은 것이다. 논습지도 있고 작은 연못도 있는 습지. 습지에 모형 흑두루미까지 세 마리와  흑두루미 소리를 내는 장치를 두었는데, 이것들은 흑두루미들을 유인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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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습지 가운데 논습지를 만들어 놓았다.


흑두루미가 이 상공을 지나가다가 저 모형 흑두루미와 소리를 듣고 동족으로 오인하고 내려앉는다는 것이다. 이 사업은 대구 달서구와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함께 준비한 사업이라 알고 있다. 문제는 먹이터이다. 예전 먹이터 역할을 하던 농경지가 성서공단으로 바뀌고 비닐하우스 농사로 바뀌면서 이들의 먹이터 역할을 했던 밀과 보리밭 등이 사라지니 녀석들이 도래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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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두루미들을 유인하기 위한 흑두루미 모형과 소리 내는 장치. 이렇게라도 흑두루미들을 불러들이려는 노력이 가상하다 해야 할까?  

 
모래톱이 없는 것도 문제라, 하루속히 낙동강 재자연화를 통해서 모래톱을 복원하고 주변에 너른 먹이터를 조성해주면 다시 흑두루미가 찾아오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아무튼 이렇게 사람의 출입을 통제하고 야생의 공간을 남겨두는 것은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이곳 달성습지는 대구 도심의 마지막 남은 야생의 보루다. 철저히 사람의 출입을 통제해 야생동식물들이 안심하고 이곳에 자리를 잡을 수 있기를 그래서 그들의 영역을 되찾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