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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간 낙동강 오염시킨 영풍제련소 폐쇄하라!

식수원 오염시키는 영풍은 낙동강에서 썩 물러가라!

조업정지 20일 행정처분 즉각 이행하라!

생명의 강을 위하여 영풍석포제련소 즉각 폐쇄하라!

 

절규에 가까운 구호들이 도심 한복판에 울려 퍼졌습니다. 18, 대구 중구 영풍문고 앞에서 영풍제련소 조업중지 결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오랫동안 영풍제련소 문제를 제기해온 주민들과 영남권역의 환경단체들은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피해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 그동안 경북도청, 정부서울청사, 청와대, 영풍그룹 본사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과 시위를 펼쳐 왔습니다. 아울러 영풍문고 앞에서 1인 시위를 통해 이 문제를 시민들에게 알려 왔습니다. 45일부터 시작한 1인 시위가 50일차를 넘었고, 금일 국민청원을 통해 '영풍제련소 폐쇄'를 요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시민들에게는 영풍문고로 친숙한 영풍그룹은 경북 봉화군 석포면 낙동강 최상류에서 1970년부터 영풍제련소를 가동해오고 있습니다. 아연을 비롯해 황산, 황산동, 인듐, 은 부산물 등을 생산하는 비철금속 종합제련회사입니다. 해마다 국정감사 때면 영풍제련소는 '뜨거운 감자'입니다. 불산, 중금속 등의 대기오염물질과 폐수를 배출해 낙동강 수질과 인근 토양을 오염시켰다는 숱한 문제 제기에도 그때만 반짝 화제가 될 뿐, 해결되는 게 전혀 없이 시간만 흐르고 있습니다.

 

2013년 이후로만 따져 봐도 환경법 위반이 46건으로 평균 40일에 한 번꼴로 법을 위반했습니다. 그러나 경고, 개선명령, 과징금 등의 솜방망이 처벌이 고작이었습니다. 2월 말, 70여 톤의 폐수를 낙동강과 토양에 무단 배출한 것이 적발되면서 조업정지 20일의 행정처분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늘 해오던 방식대로 이에 불복하고 행정심판을 제기해 조업정지가 무기한 연기된 상태입니다. 3월 말에는 공장 내 작업 중이던 하청업체 노동자가 슬러지 더미에 넘어지며 중금속 중독으로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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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4년 전부터 약속했습니다. '무방류 시스템을 도입해 폐수 한 방울도 밖으로 내보내지 않겠다'고 또 거짓말을 합니다. '시설 개선해서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제련소로 거듭나겠다'는 얘기를 몇 년째 말로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꼼수를 써서 조업정지를 피하고 있습니다. 4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들의 얼굴은 변치 않는 철면피입니다. 어떻게 우리가 그들을 믿을 수 있단 말입니까?"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피해 공동대책위원회 이상식 공동위원장은 봉화군의원이기도 합니다. 지역사회에서 영풍제련소 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철썩 같이 약속했던 것들이 단 한 발짝의 전진도 없이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며 신뢰할 수 없는 영풍제련소를 규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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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 이태규 회장과 회원들은 왜가리 사체를 꺼내 놓았고 그 참담한 모습에 모두들 탄식을 내뱉었습니다.

 

"여러분 앞에 새가 죽어 있습니다, 지금도 안동댐 인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입이다. 영풍석포제련소에서 나오는 독극물에 온 땅이 오염되고 있습니다. 물고기 떼죽음을 헤아릴 수도 없습니다. 물고기를 먹은 새들이 하루에도 수도 없이 죽어 나갑니다. 이런 땅에 사람도 살 수 없습니다. 매일매일 끔찍한 일이 펼쳐지는데도 정부에서는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못 밝히는지 안 밝히는지 밝혀주지를 않습니다. 낙동강은 우리가 마시는 물입니다.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맑은 물을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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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게 식은 새 사체 위로 이 회장의 뜨거운 하소연이 쏟아졌습니다. 사체 주변으로 흩어지는 이름 모를 벌레처럼 사람들의 황망함도 갈 길을 잃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1970년대 이따이이따이병을 야기 시켰던 아연제련소는 서구 사회에서는 이미 퇴출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이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고 있다고 자부하는 마당에 대표적인 환경오염산업과 그 문제들을 이대로 방치한 채 그냥 안고 갈 것인가, 깊이 생각해야 될 문제입니다.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이것을 철폐하지 않는 한,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 누구보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석포제련소를 축출해주기를 기대합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노진철 의장은 영풍제련소 문제를 언제까지나 방치만 할 것이 아니라 국가가 더 책임 있는 자세로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임을 밝혔습니다.

 

"깨끗한 자연을 찾아서 잘 살아보려고 귀농을 했는데 사는 곳 가까이에 이런 처참한 일이 벌어지는 것을 알고 기절초풍하는 줄 알았습니다. 낙동강을 영풍석포제련소로부터 다시 되찾아야 합니다. 영풍은 낙동강에서 사라져야 마땅한데 그냥 사라지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 죄 값을 치루고 사라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들이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똑똑히 알고 낙동강을 원래대로 살려놓고. 자기들이 이 모든 것을 희생해서 번 그 돈으로 낙동강을 다시 살려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북 녹색당 정연주 당원은 끊임없이 낙동강의 참상을 고발해온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영풍제련소의 자성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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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페놀 사태, 탈핵운동 등 지역에서 환경운동을 하면서, 낙동강이 이렇게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 느꼈던 것들이 있습니다. 생명의 무게는 다 똑 같지 않습니까. 그리고 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있지 않겠습니까. 48년 동안 무단으로 방류했던 오염물질들이 얼마나 쌓여 있을지. 우리가 오늘 새도 물고기도 죽어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48년 동안에 대한 죄 값이 행정처분 며칠에 그치면 안 되겠구나. 명백한 범죄행위고 철저히 조사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석포제련소의 폐쇄를 요구하고 또 국가가 나서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련소가 폐쇄되는 그날까지 여러분과 함께 연대하고 지역민들에게 알려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창녕환경운동연합 우창수 의장은 영풍제련소에 의해 처참하게 짓밟힌 생명들을 위로하고, 더 많은 이들이 이 문제에 공감할 수 있도록 알려나가야 함을 강조하며 국가의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촉구했습니다.

 

"장항제련소는 폐쇄된지 10여년이 지났어도 아직도 그곳에는 풀이 자라지 않고 있습니다. 영풍석포제련소는 장항제련소보다 규모가 4배가 더 크고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하는데도 48년째 군림을 하고 있습니다. 낙동강 최상류의 영풍제련소도 죽음의 땅이 돼 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강 하류에 있는 여러분들도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풍석포제련소봉화군대책위 유금자 씨는 '생명인 물을 해치고 있는 영풍제련소의 위험'을 더 많은 영남인들이 알게 되고 같이 논의하며 함께 변화를 모색해 나가기를 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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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된 변론권이라며 행정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을 제기한 행위는 낙동강 1300만 시도민들의 생존권을 무시하는 아주 오만한 처사입니다. 영풍제련소 주변에 있는 산천초목을 보셨습니까? 토양은 삭아서 흘러내리고,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식생들이 말라죽어 가는데도 영풍석포제련소는 뭐라 변명할 것입니까? 그들을 둘러싸고 적폐들로 인해서 우리 낙동강 주민들은 모든 생존권을 유린당하고 있습니다. 긴 말도 필요 없고 구구절절 이해하기도 힘든 법조문도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더 이상 생명체를 죽이지 말아달라는 것입니다. 파렴치하고 비양심적인 기업, 영풍그룹 석포제련소 낙동강 최상류에서 떠나라!"

 

안동댐상류주민대책위원회 임덕자 씨는 폐수 무단 방류 이후 4개월이 지났으나 진심 어린 사과 한 마디 없는 기업의 행태를 꼬집으며 자신들의 이익만을 쫓으며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는 영풍제련소를 규탄했습니다.

 

"영풍제련소는 무슨 법이든지 자기들이 주물럭거리고 피해나가는 기업입니다. 불법 증축도, 토양정화 명령도 다 피해서 갔습니다. 이번에 조업정지도 똑 같아서야 되겠습니까? 이들은 항상 대형 로펌을 끼고서 법으로 법망을 피해나가고 있습니다. 이것을 헤쳐 나가는 것은 여론과 뭉쳐진 연대의 힘뿐이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들의 힘을 모아서 그들을 낙동강에서 몰아냅시다."

 

영풍석포제련소봉화군대책위 전미선 위원장은 '매번 1인 시위 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보면서 함께 하지 못해 가슴 아팠다'며 영풍석포제련소가 폐쇄될 때까지 함께 하자고 참가자들을 독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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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발표된 호소문을 바탕으로 청와대 게시판에 '낙동강 최상류 봉화의 오염덩이공장 영풍제련소를 폐쇄해주십시오'라는 국민청원이 제안되었고, 대책위는 앞으로도 1인 시위를 계속 이어 가며 영풍제련소 문제를 알리고 폐쇄를 촉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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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반을 과징금 몇 푼, ''으로 대신해 때우면 된다는 기업의 안일한 생각에 이제는 철퇴가 내려져야 하지 않을까요? 48년 내내 변함없이 솜방망이 처벌이 되풀이 된다면 과연 왜 법이 존재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염덩이 영풍제련소를 향해 쏟아낸 기자회견 참가자들의 일성이 사고뭉치 영풍제련소에 닿을 수 있을까요? 깨어있는 시민들의 열린 귀를 향해 이들의 마음이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 영풍제련소 폐쇄 국민청원 :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273888?navigation=peti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