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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6일 함길밥상 모임이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사무실 3층이 꽉 찬 모습을 보니 좋네요 ^^

이번 모임은 꾸러기환경탐사대에서 자원교사로 활동하는 선생님들도 함께 하셨어요.

사진을 찍어준 계대욱 간사까지 11명이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전자폐기물 처리문제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혹시 내가 사용하는 컴퓨터가 수명을 다하면 어디로 가는지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재활용스티커 붙여서 밖에 내놓으면 수거업체에서 가져가는 것까지는 아는데 그 이후는?

 

이번 함길밥상 모임에서 버려진 내 컴퓨터의 마지막 행선지를 알 수 있었는데요.

바로 서아프리카 가나의  Agbogbloshie(아그보블로시=아그보그볼로시)라는 도시였습니다.

 

도시의 생활상을 한번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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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초등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아이가 브라운관 TV를 힘껏 던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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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모니터를 어깨에 짊어진 청년을 중심으로 세 친구가 보이네요.

친구들의 표정은 밝지만 주변 환경은 꽤나 어지럽고 위험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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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폐기물 속에서 소량의 금속을 찾아내는 방법은 매우 단순합니다.

보이는대로 던져서 깨부수거나 불태우고 전선들은 직접 피복을 벗겨냅니다.

장갑이나 마스크는 사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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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캐한 연기가 온 도시를 뒤덥고 있어 하루종일 유독가스에 시달리지만 참습니다.

그래야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전자폐기물 해체는 어느새 주민들의 유일한 생계수단이 되었거든요.

 

사실 유해폐기물들은 바젤협약에 의해 국경이동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쉬운 말로 하면 자기 나라 쓰레기는 자국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죠. 

1989년 스위스 바젤에서 체결된 이 협약은 2013년 기준으로 179개국이 가입했지만

모든 나라들이 여러가지 편법을 써서 유해폐기물들은 가난한 나라로 버리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컴퓨터를 사용하는자 모두 유죄입니다. 이 글을 쓰는 저도 마찬가지...

 

유엔환경계획과 그린피스의 조사에 따르면 Agbogbloshie(아그보블로시=아그보그볼로시)의

토양 중금속 오염농도가 자연상태의 100배 이상이고 주민들의 혈중 중금속 농도가 매우 높다고 합니다. 

우리의 편리함이 다른 이들에게 독이 되어 그들의 삶을 단축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참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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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Agbogbloshie(아그보블로시=아그보그볼로시)에서 전자폐기물이 하나의 산업이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태우고 분해만 하다가 이제는 쓸만한 부품들을 모아 중고가전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죠.

 

이런 추세를 보고 가나의 한 대학교수가 새로운 제안을 합니다.

"해외에서 전자폐기물이 유입되는 것을 단기간에 근절시킬 수 없다면 최소한의 안전은 보장하자."

 "장갑, 마스크 등 작업도구를 지급하고 정보교류와 휴식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보자."고 말입니다.

 

이러한 제안으로 탄생한 것이 AMP입니다. 

AMP는  Agbogbloshie Makerspace Platform의 약자로 생활협동조합과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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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을 위험에 몰아넣고 돈벌이를 하는 가나정부와 달리 주어진 현실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꿔가고 있는 가나 사람들의 노력을 보면서 어쩜 이렇게 똑같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리에게 2016년 촛불이

그랬고 2014년 세월호가 그랬고 2012년 국정원 대선개입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권력의 속성이란 원래 그런 걸까요?

 

아래 사진은 Agbogbloshie(아그보블로시=아그보그볼로시) 곳곳에 세워지고 있는 AMP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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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길밥상을 진행하며 우리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이 있을까 하고 토론도 했습니다.

가장 쉽고도 어려운 방법으로 '전자폐기물 발생을 줄여야 한다.'는데는 모두가 동의를 했습니다.

동시에 '전자폐기물을 줄이는데는 한계가 있다. AMP가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의견도 있었고요.

 

토론이 끝나고 후기를 쓰는 동안에도 많은 생각을 해봤지만 지구 반대편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AMP의 활동을 응원하고 지지하며 내가 쓰는 제품을 아껴쓰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좀 더 적극적인 도움을 줄 수 없어 아쉽기도 하지만 어설프게 누군가를 도우려는 행동은 도움이 아니라

오히려 외람된 일일 수 있으니까요.

 

이 글을 통해 Agbogbloshie(아그보블로시=아그보그볼로시)에 응원의 마음을 보내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AMP가 운영하는 홈페이지도 있으니 한번 둘러보시고 주변에 이런이런 일들이 있다고 입소문 많이 내주세요. 더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게요. ^^ 

 

홈페이지 주소는 여기 있습니다.  https://qamp.net/ 

(익스플로러 쓰시는 분들은 버전에 따라 접속이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