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늘 긴장되고 약간의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첫 번째 시간의 강연자와 달리 <두런두런 인문학> 두 번째 강연자 김 건엽 선생님과는 일면식이 전혀 없었다. 강연을 청해놓고 경청하러 오는 사람이 없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컸다.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썰물 빠지듯 첫 시간의 거품이 빠지고 사무처 식구 세 명만 달랑 남는 게 아닐까 두려웠다. 다행히 밴드와 소식지, 문자 알림을 통해 처음 뵙는 회원, 지인의 안내를 받고 찾아오신 분이 함께 해서 조금 전의 기우가 단숨에 사라졌다.

 

이제까지 건강은 개인의 몫이고, 보건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개인의 위생이나 건강지침을 알리는 게 주 사업이었다. 그러나 한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일을 공동체가 나누던 시절과 달리 신자유주의 정책이 주도하는 시대는 탄생과 성장, 죽음이 오롯이 개인의 몫이다. 그 가운데 빈부의 차는 개인의 건강에도 그림자를 투영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강연에서 개인의 건강이 개인주의의 극대화를 지향하는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공동체의 문제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 개인은 지구라는 별이 아니라 외계에서 떨어진 존재처럼 우리를 둘러싼 구조와 제도로부터 무관하다는 듯 삶은 각자의 몫이라고 국가장치를 동원했던 신자유주의 기조는 역설적으로 개인과 사회, 개인과 개인이 관계를 이루는 구조가 토대임을 말해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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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격차와 학벌의 차이가 건강의 문제로 이어지고, 공동체의 정책방향과 도시 환경의 연관관계, 회색빛 콘크리트와 녹지 공간의 조화, 결국 건강한 도시를 만드는 것 역시 정치적인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민주적인 정책 결정 과정, 최종 정책 결정권을 가진 리더의 인식과 리더십, 무엇보다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토대가 되는 사회적인 제도와 의식의 변화가 건강한 도시와 건강한 환경의 밑바탕이 아닐까 생각했다. 너무 당연하지만 개인의 건강은 곧 그 사회의 민주성과 닿아있다.

 

도입과 결말을 유머로 시작하고 맺었던 강연은 내가 하는 일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시간이었다. ‘건강의 의미가 사회로 확장될 때 환경운동은 자연은 물론 인간이 만든 인공적인 환경, 제도와 구조의 건강성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환경운동은 다른 운동의 영역과 함께 연대하며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