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4일 낙동강 모니터링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모니터링은 낙동강 감천 합수부, 구미보, 칠곡보 순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자연의 공간 


감천 합수부를 먼저 찾은 이유는 물떼새 산란철을 맞아 이들이 이곳에 얼마나 자리잡고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이곳이 물떼새류들이 많이 목격이 되는 이유는 넓은 모래톱이 있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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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게 펼쳐진 감천 합수부의 모래톱. 



이전 낙동강에서도 물떼새들이 많이 번식을 했지만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에서 모래톱이 거의 모두 사라지자 물떼새들도 자취를 감추었고 겨우 이곳 감천 합수부에 이들이 자리를 잡은 것입니다. 


그동안은 주로 꼬마물때새가 목격이 돼왔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꼬마물떼새는 물론 흰목물떼새의 존재를 처음 목격하게 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바로 흰목물떼새의 둥지를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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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목물떼새의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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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흰목물떼새를 멸종위기종 목록인 적색목록에서 LC(관심필요)로 분류합니다. 서식지는 한반도와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 등입니다. IUCN은 현재 전 세계에 남은 개체를 최대 1만7000마리로 추정합니다. 그만큼 국제적으로도 개체수가 많지 않은 종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멸종위기2급종으로 보호하고 있는 국가보호종입니다. 


이곳 감천 합수부에서 흰몰물떼새까지 발견됐다는 것은 이곳이 생태적으로 양호하다는 것이고 앞으로 이곳이 이들의 서식처로서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래톱은 강물도 맑게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생명을 잉태하는 곳으로 생태적으로 중요한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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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 합수부에 거대한 모래톱이 쌓였다. 

감천에서 흘러온 모래톱이 낙동강 본류까지 잠식해들어 거대한 모래톱을 형성했다. 


낙동강에서 모래톱이 거의 사라진 작금의 현실에서 이곳 감천 합수부는 낙동강의 이전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낙동강의 모든 보들이 사라지는, 아니 8개 보의 수문이라도 훤히 열리는 그날이 오면 낙동강의 모래톱도 부활할 수 있을 것이고, 그리 되면 수많은 생명들이 낙동강에 터를 잡고 다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날이 하루속히 도래하기를 희망해봅니다. 


인공의 공간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보로 막혀 죽어가고 있는 낙동강의 모습입니다. 감천 합수부의 바로 위는 구미보입니다. 구미보 직하류의 낙동강은 거대한 물그릇의 모습으로 물색깔은 탁했습니다. 그곳에서는 생명의 흔적이 없었습니다. 거대한 인공의 공간 바로 그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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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보의 모습. 물색이 탁하다


구미보를 뒤로 하고 칠곡보로 향했습니다. 칠곡보의 낙동강은 구미보의 낙동강 보다 더 인공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오토캠핑장과 물놀이장이 들어서 있고, 여름철 성수기를 준비하기 위해 오토캠핑장과 물놀이장을 연결하는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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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장과 오토캠핑장을 연결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뉴스타파 <녹색강의 습격>에서 보았듯 녹조가 피는 여름철이면 녹조 에어로졸(녹조의 독이 에어로졸의 형태로 떠다니다 사람의 코 점막을 통해 혈관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 인하여 특히 위험하게 될 것이 뻔한 공간이 바로 이곳입니다. 이런 곳에서 어린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캠핑을 하면서 녹조 에어로졸에 노출된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해 보입니다. 


한여름이 오기 전에 녹조 에어로졸의 위험성이 더 시급히 알려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또한 인공의 구조물 4대강 보가 하루속히 사라져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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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보 고정보 위로 강물이 월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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