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주한미군이 왜관 미군기지 캠프캐롤에 52톤에 달하는 고엽제 250드럼을 매립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고엽제는 잘 알려진데로 화학무기입니다. UN에서 조차 고엽제를 화확무기로 규정하고 베트남전쟁 이후 사용을 감시해 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량의 고엽제가 국내에서 그것도 미군기지 내에 몰래 매립되어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충격적인 사실입니다.

 

5월20일 환경부가 현장조사를 내려온다는 소식이 급히 칠곡군청으로 갔습니다.

수많은 취재진들이 모여있었고, 환경부의 조사 일정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그러나 미군기지내에 들어갈 수 없는 우리 정부.

결국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돌아가 버리고 맙니다.

 

담넘어 들여다 보는 현실은 그야말로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오전 11시부터 현장을 함께한 대구환경운동연합과 대구경북진보연대는 오후에 긴급기자회견을 잡고, 현 상황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였습니다. 베트남 참전 군인들이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진실입니다. 미군기지내에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언제나 소극적인 우리 정부. 그 고통과 피해는 우리 국민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습니다.

 

<긴급기자회견문 전문>

 

왜관 미군기지의 맹독성고엽제 매립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한다.

 

 

5월 19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1978년 주한미군이 왜관 미군기지 캠프캐롤에 52톤에 달하는 고엽제 250드럼을 매립했다는 충격적 증언이 나왔다.

더욱이 대구경북을 비롯한 영남권의 식수원인 낙동강에서 불과 630m 떨어진데다 그동안 기름유출 등의 사고가 끊이지 않은 미군기지라는 점에서 더욱 국민적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다. 매립한지 30년도 지난 드럼통의 부식 우려와 함께 고엽제로 인한 토양과 지하수 오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며 이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청난 환경 재앙이 예상된다.

주한미군 기지의 환경오염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국의 주한미군 기지들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여러차례에 걸쳐 밝혀진바 있으며 특히 캠프캐롤은 낙동강으로 이어지는 하천에 기름을 유출한 ‘전과’가 있는 기지라 그 우려가 더욱 심각하다.

미 국방부는 월남전 당시 쓰고 남은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를 모두 바다에 폐기했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이번 폭로로 조사에 나섰다고 한다. 또한 1980년대 중반까지 고엽제가 비무장지대에 살포됐던 사실도 이미 밝혀진바 있다. 그렇다면 이번 캠프 캐롤에서의 고엽제 매립 주장도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당시 에이전트 오렌지의 매립에 동원됐던 주한미군들이 매립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증언하고 스스로 고엽제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도 밝히고 있어 주한미군의 환경오염 혐의가 더욱 짙은 상황이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의 환경 파괴 행위에 대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낸 적이 없다. 미국 정부와 주한미군 측도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은커녕 오히려 환경오염 정화 비용을 한국 정부에 떠넘겨왔다. 특히 미군기지 이전사업에서 주한미군은 오염된 기지에 대한 불성실한 조사로 일관하다가 사실상 정화사업의 책임을 우리 정부와 지자체에 넘겨버렸다. 우리 정부 역시 저자세 대응으로 일관하며 결국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고 막대한 정화비용을 국민 혈세로 충당하고 있다.

애당초 국가 안보를 외국 군대에 내맡기는 것부터 문제지만 우리 땅에 주둔하는 외국 군대가 제 마음대로 국토를 유린하고 후세에 넘겨줄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누더기로 만들며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그리고 끊임없는 문제만을 일으키는 주한미군 존재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의문은 더해만 갈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안보를 핑계로 주한미군의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주권국가로서 국민의 생명과 국토를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라. 과거의 많은 경우처럼 이번 고엽제 매립의혹 또한 축소은폐하며 어물쩡 넘어간다면 대구경북 시도민을 넘어 범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우리는 대구경북 시도민의 이름으로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1. 철저한 조사와 더불어 일체의 조사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1. 고엽제 매립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하라
1. 주한미군은 사건을 은폐축소하지 말고 대한민국 국민에게 사죄하라
1. 정부는 오염지역의 정화와 피해주민에 대해 보상하라
1. 왜관 미군기지 뿐만 아닌 전국 미군기지에 대한 환경조사를 실시하라


2011년 5월 20일

민주노동당 대구광역시당 ․ 경상북도당 , 대구․경북진보연대,
대구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대구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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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기자회견>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경북진보연대, 민주노동당 경상북도당,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대구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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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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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시위를 하는 모습 :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백창욱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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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내 진입이 불가해 현장 주변을 찍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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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넘어 군부대 안의 모습을 찍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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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 안을 들어가지도 못하고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도랑만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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