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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세차게 부는 1월 10일(금), 밀양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바로 헬기소음에 관한 기자회견입니다. 


밀양 주민분들 중, 어떠한 분은 달력에 바를 정자를 쓰십니다.

이 바를 정자의 한 획을 그을때마다 헬기가 한 번씩 뜹니다. 


어느 주민분은 집 벽이 갈라지고, 

기르던 송아지가 놀라 뛰쳐나가고 유산을 하며, 

밤에 헬기소리때문에 잠을 못자 멀리 논의 비닐하우스에서 잠을 주무시는 분도 계신다 합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에서 주관하여 실시한 헬기소음피해조사의 결과는 참으로 무섭고 끔찍했습니다. 

날마다 이런 고통을 겪는 주민들의 마음이 과연 어떨지 상상조차 할 수 없네요. 


올해에도 밀양 송전탑 공사 중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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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한전은 주민들의 이 고통의 목소리를 들으라!

정치권과 종교계, 시민사회는 더 이상의 사고가 없도록 중재에 나서라!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가 1월 9일부로 100일째를 맞았다. 그동안 벌어진 일들은 필설로 다할 수 없는 고통과 분노, 슬픔의 파노라마였다. 노인 103명이 병원으로 응급 후송되었고, 73명이 경찰에 연행되거나 출두요구서를 받고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상동면 고정마을 유한숙 어르신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단장면 동화전마을 주민 한 분도 음독 자살을 기도하기도 하였다.

 

이것이 사람 사는 곳이라 할 수 있는가? 이 모든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는가? 말할 수 없는 국가 폭력 앞에 주민들은 먹먹한 마음으로 그리고 말할 수 없는 불안으로 하루하루 지새고 있다.

 

한국전력은 온 몸으로 자신들을 방어해주는 경찰의 호위 속에서 주민들을 따돌리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그리고 개별보상이라는 희한한 기만책으로 주민들을 분열시켜 낙심케하고 서로를 의심하고 헐뜯게 만들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공사가 진행되면서 주민들이 헬기와 발파 소음으로 입고 있는 엄청난 심리적 고통이다. 헬기가 미친 듯 날아다니면서 소가 놀라서 뛰쳐나오고 발파 소음으로 벽에 금이간다. 불안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암이 재발하고, 잠시 넋을 잃고 있다가 화상을 입기도 한다. 밀양 송전탑 주민들은 집단으로 공황상태에 빠져 있다.

 

우리는 한전의 개별보상 행태에 대하여 403명의 주민의 이름으로 감사원에 국민감사 청구를 냈고, 금일 헬기 소음과 관련하여 주민 357명의 이름으로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재정신청을 접수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음을 알고 있다. 우리가 이 참담한 현실 속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음이 우리를 심히 괴롭게 한다.

 

이 고통의 소리를 왜 이렇게 듣지 않는가? 한국전력과 정부의 고위 정책결정자들은 과연 인간인가? 우리는 절박하게 묻는다.

 

정치권과 종교계, 시민사회에도 호소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다 죽는다. 이 지옥의 파노라마를 그냥 그대로 지켜보고만 있을 것인가? 주민 5명중 4명이 우울증과 불안증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고, 10명중 1명이 기회만 있으면 자살하겠다고 밝히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이것은 인간이 사는 세상이 아니다.

 

누군가가 나서달라! 간곡히 호소한다. 밀양 주민들은 지금 죽을 것만 같다.

 

 

 

2014년 1월 10일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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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주관 밀양 주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당시 주민들의 증언 발췌 자료

 

부북면 위양리 곽00 : 자꾸 운다. 턱 관절-볼의 이상 증세를 지금도 느낀다. 소변에도 문제가 있다. 당 수치가 상승해서 손과 발, 목에 보호대를 한다. 한전과 몸싸움후에 합병이 오는 것 같다. 손이 뻣뻣해서 자꾸 주물러줘야 풀린다.

 

부북면 조00 : 자녀가 집에 귀가하지 못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하우스 컨테이너에서 생활한다. 학생이 공부도 못하고, 따로 잔다. 새로 지은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다. 죽고 싶다고 아들에게 말하고 울었다.

 

상동면 도곡리 이00 : 머리도 더 아프고, 소화도 안 되고 죽을 지경이다. 울기를 많이 하고 저혈압, 아픈 날이 많았다. 공사 현장이 바로 보여 볼 때마다 밥도 먹기 힘들다. 이렇게 살면 어떡하겠노.

 

단장면 동화전마을 이00 : 바드리에서 끌려나갈 때 바지를 잡아당겨 엉덩이가 보일려고 해서 마음이 많이 상했다. 이것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단장면 동화전마을 임00

심장이 안 좋은데 비행기 소리가 들리면 몸이 떨리고 더 심장이 안 좋다. 신경을 써서 설사가 자주 난다

 

산외면 보라마을 손00 : 한전, 송전탑 말만 들어도 눈물 난다. 돈 받아가라는 협박전화를 받고나면 불안하고 미칠 것 같은 분노가 든다. 돌아선 마을 사람들을 보면 열이 난다.

 

산외면 골안마을 하00 : 저놈들에게 맞을까 무섭다. 집밖에 나가기가 무섭다. 병신처럼 산다는 자괴감이 든다. 사는게 사는게 아니다.

 

상동면 여수마을 반00 : 폭력을 쓰지 않았는데도 "체포한다"는 말로 위협한다. 우울증. 소음과 더불어 불안감 때문에 잠도 안오고 넋을 잃고 일도 손에 안 잡힌다. 여경들이 꼬집고 들고 나가고, 경찰들이 무시하고 (주민들을) 개 취급한다.

 

상동면 여수마을 김00 : 폭탄 터질때 지진처럼 집이 흔들렸다. 혈압이 많이 올랐다(지병악화). 119 실려갔다. 몸이 마음대로 안 따라준다. 노력으로 이룬 것들, 힘든 시련을 이겨냈는데, 내가 죽어도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 없어서 너무 원통하다.

 

상동면 옥산마을 윤00 : 헬기 뜰 때는 미칠 수 있다. 뛰쳐나가고 싶고 폭발 직전에 가슴이 벌렁거린다. 경찰 옷만 보면 다 죽이고 싶다. 어떻게 행동할 지도 모른다. 잠자기가 매우 힘들다.

 

단장면 용회마을 장00 : 헬기가뜨면 놀라서 송아지가 뛰어나가서 저 밭으로 동네로 나갔다. 어두워져서 세 마리를 찾았다. 창문이 덜덜거리사가 신경이 쓰이고 불안하고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