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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핵사고 9주기 기자회견문]

이겨내자 코로나! 중단하라 핵발전!

 

2020311일은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폭발한 지 9년째 되는 날이다. 15천여명이 사망하고 2천여명 이상이 실종되었으며 피난을 간 사람만 해도 17만명에 이른다. 아직도 후쿠시마 핵발전소에는 녹아내린 핵연료가 그대로 남아 있으며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계속 뿜어나오고 있다.

 

핵사고보다 더 끔찍한 것은 무책임한 일본정부의 행태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 때 후쿠시마에서 성화봉송 및 경기를 진행하고,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선수촌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우리나라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탈핵을 선언한 문재인 정부가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영구정지를 결정하자 핵산업계는 정부의 탈핵기조를 통째로 흔들기 시작했다. 한수원 노조는 월성1호기 영구정지 소식 직후 법적대응 의사를 밝혔고 보수언론은 당장 나라가 망할 것처럼 기사를 쓰기 시작했으며 핵산업계와 연관이 깊은 일부 교수들은 학생들을 모아 탈핵을 반대하는 서명전에 뛰어들었다. 미세먼지와 기후위기의 대안이 핵발전이라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늘어놓기도 했다. 핵산업계와 학계 보수언론이 일심동체로 내는 탈핵반대의 목소리는 제1야당의 2020년 총선 1호 공약으로 꽃을 피웠다.

 

지난해 529일 출범한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 위원회 또한 문제가 크다. 재검토 위원회는 20167월 수립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이 국민, 핵발전소 소재 지역주민, 시민사회 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따라 국정과제로 추진되었다. 그러나 재검토 위원회 역시 이해관계자들을 배제하고 있어 깜깜이 위원회라는 평을 듣고 있다.

 

20203, 국회의원 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들은 스스로의 삶과 직결되는 이 선거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확진자가 7000여명을 넘고 사망자는 50여명에 달한다.치사율이 높지 않은 질병임에도 전파속도가 빨라 전국이 얼어붙었다. 그럼에도 희망적인 것은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며 이 시기를 극복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우리나라에 후쿠시마와 같은 핵사고가 발생한다면 그때도 우리는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이겨낼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핵사고는 한번 일어나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준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혼란과 고통이 따를 것이다.

 

지난 2월 핵발전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프랑스도 2035년까지 핵발전 비중을 50% 이하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후쿠시마 핵사고를 남의 일로만 여기는 자들이 정부의 탈핵기조를 흔드는데 성공한다면 우리는 탈핵할 기회를 영영 놓칠지도 모른다. 그런 불안을 원치 않는다면 후쿠시마의 교훈이 우리 자신의 일임을 기억해야 한다. 빠를수록 좋다. 핵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루 빨리 탈핵하자.

 

 

<우리의 다짐>

 

기억하라 후쿠시마. 중단하라 핵발전소!

핵폐기물 답이없다. 핵발전소 폐쇄하자!

빠를수록 더욱좋다. 하루빨리 탈핵하자!

 

 

2020311

핵없는세상을위한대구시민행동



*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